세계교회

교황, ‘아시아-태평양에 다리 만들기’ 프로그램 참석

박지순
입력일 2024-06-24 수정일 2024-06-26 발행일 2024-06-30 제 3399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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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 로욜라대 주최…한국 등 7개 나라 대학생 12명과 화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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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20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학생들과 화상으로 만나 바람직한 삶의 자세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CNS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20일 미국 시카고 로욜라대학교가 주최한 ‘아시아-태평양에 다리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석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학생들에게 보람된 삶을 살기 위한 지혜를 들려줬다.

교황은 ‘아시아-태평양에 다리 만들기’ 프로그램 중 하나로 마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학생들 12명과의 화상 만남에서 1시간 넘게 대화를 주고 받으며 정신 건강, 성소수자를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소수자에 대한 차별, 교회 생활에 더 많이 참여하고 싶은 열망 등이 요즘 젊은 대학생들의 주요 관심사라는 사실을 공유했다.

교황은 특히 다양한 민족과 국가가 공존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학생들에게 “‘차별에는 반대, 친밀함과 더 가까이 다가감에는 찬성’하는 자세는 사랑으로 이끄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한 필리핀 대학생이 자기 나라에서의 차별에 대해 발언하는 내용을 듣고 차별에 단호히 반대할 것을 당부했다.

‘아시아-태평양에 다리 만들기’는 시카고 로욜라대학교가 2022년부터 교황청 라틴아메리카위원회를 비롯한 교황청 5개 부서와 협력해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기가 살고 있는 나라와 다른 지역에서 학교생활을 하는 대학생들이 시노드적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화상에서 교황과 학생들이 만나 서로의 말을 듣고, 공동의 관심사를 식별하면서 문제의식을 함께 나누고 있다.

네 번째로 열린 ‘아시아-태평양에 다리 만들기’에는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 타이완 등의 대학생들이 참여했다. 12명의 학생들은 3명씩 4개 조를 구성해, 각자 조별로 자신의 개인적 혹은 공통된 경험과 의견, 요청, 내면의 시각을 교황에게 말한 뒤 질문을 던지거나 조언과 충고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서강대학교 성유빈씨가 참가했다.

교황은 학생들이 던지는 질문에 하나 하나 바로 답변하지는 않으면서 학생들의 질문들을 아우르는 주요한 논점에 대해 언급했다. 교황은 “단 하나,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일은 자신의 행동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으로 예수님을 증거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이 어느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감정을 갖도록 이끈다”며 “사람들이 타인이 하는 일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인간 존엄성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교황은 “어딘가에 소속된다는 것은 우리를 무기력함에서 구해 주는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여러분들이 가장 약했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떠올려 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라”고 권유했다.

교황은 또 다른 두 학생으로부터 정체성과 증오심, 하느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향한 사람들의 갈망에 대한 질문을 접한 뒤 “타인들과의 친밀성, 관계 형성에 대한 욕구는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을 맺는다”며 “만일 여러분이 차별이 아닌 형제애 위에 세워진 관계 형성을 하지 못한다면 여러분 자신의 정체성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은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나라에서 이뤄지는 박해에 대해서는 “여러분을 박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순교 신심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일부이기 때문에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