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매년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7월 26일)과 가까운 7월 넷째 주 주일을 ‘조부모와 노인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년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특히 고통스런 시간을 지낸 노인들을 위해 교회가 언제나 노인과 함께하겠다는 마음을 담아 이 날을 제정했다.
교황은 평신도 일원이자 동반자, 세대 간 연결 고리로서 공동체를 회복시키고 신앙을 전수할 수 있는 중요한 존재인 노인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해 왔다. 교황의 이러한 뜻은 올해 조부모와 노인의 날 담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교황은 ‘다 늙어 버린 이때에 저를 버리지 마소서’를 주제로 한 담화에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나이 들고 쇠약해졌을 때에도, 사회에서의 역할이 줄어들었을 때에도, 덜 생산적이고 쓸모없다고 치부될 위험이 있을 때에도 당신 자녀를 결코 버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는 이미 초고령화에 접어들었고, 우리 사회도 초고령화에 매우 근접해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는 사목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의정부교구의 요양 사목이 바로 한 예다. 전국 10만여 곳의 요양병원에서 사목자의 돌봄 없이 인생의 마지막을 기다리는 노인들을 돌보는 일은 바로 교회가 나서야 할 과제다.
경제성과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세상에서, 그리고 늙고 병든 노인들을 향해 눈을 감아버리는 세태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모두가 하느님의 한 자녀로 노인들에게 열린 마음과 기쁜 얼굴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