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9월 1일 2024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피조물과 함께 희망하고 행동하십시오’(로마 8,19-25 참조)를 제목으로 담화를 발표했다.
교황은 “피조물과 함께 희망하고 행동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힘을 모으고 선의의 모든 이와 함께 걷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인간의 힘 그리고 그 의미와 한계에 관하여’ 다시 생각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제되지 않는 힘’을 견제해야 함을 강조하며 “우리는 인상적이고 놀라운 기술 발전을 이룩했지만 동시에 매우 위험한 존재가 됐으며 많은 생명체의 생명과 우리 자신의 생존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였다”(「하느님을 찬미하여라」 28항)고 전했다.
피조물 보호가 윤리적일 뿐 아니라 신학적인 문제인 이유는 “인간의 신비와 하느님의 신비가 만나는 접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교황은 “그러하기에 피조물과 함께 희망하고 행동하는 것은 강생의 믿음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령의 힘으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사시기 때문(갈라 2,20 참조)에 우리 삶은 하느님을 위한, 인류를 위한, 피조물과 함께 피조물을 위한 사랑의 노래가 될 수 있고, 거룩함으로 충만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도 담화문을 발표하고 “우리는 피조물과 함께 희망하며 행동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동 아빠스는 특히 지구 온도 상승을 부추기는 화석 연료의 과도한 사용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 핵발전과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에너지 생산은 즉각적 필요를 충족시켜 주지만, 그에 따르는 환경적 위험과 윤리적 문제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시대적 요청”이라고 전했다.
이어 인간은 자연과의 관계에서 ‘최상위 포식자’가 아닌 ‘정원지기’가 될 것을 강조하며 “이 사실을 망각하면, 우리가 감당해야 할 고통은 우리에게서 끝나지 않고, 후손들에게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끝으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길에서 우리가 서로 협력하며 조화롭게 살아갈 때,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진정한 평화와 아름다움이 우리 가운데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