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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에게 종말은 구원 계획의 완성이자 희망”

이주연
입력일 2024-12-28 17:46:49 수정일 2024-12-31 09:30:13 발행일 2025-01-05 제 3424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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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신앙에 관한 오해 바로 잡은 「알고 믿으면 희망이 되는 종말론 이야기」
구원 향한 희망 발견 돕고 현세 기복적 신앙 되돌아보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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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형진 신부 지음 / 312쪽 / 1만7000원 / 성서와함께

‘종말’을 떠올리면 대부분 모든 것이 끝이라는 생각에 죽음을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종말은 왠지 무서운 단어이기도 하다. 종말론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저자에게도 사람들은 “왜 그렇게 무서운 걸 공부하세요?”, “종말이 오는 날은 언제인가요?” 등 불안한 기색을 보이고 혹은 지구 종말의 날을 알아맞힐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묻는다.

하지만 저자 명형진 신부(시몬·인천가톨릭대 도서관장)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에게 종말은 두려움이 아니라 희망이라고 밝힌다. 종말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신앙과 교리를 알고 믿는다면, 종말은 두려운 것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희망을 더 크게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종말 신앙을 통해 우리가 받은 참된 희망을 발견하고 주님께서 약속하신 그 마지막 때를 향해 걸어가자고 한다. 종말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신앙과 교리를 올바로 알고 믿는다면 종말은 파멸, 낭떠러지 끝과 같은 두려운 것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희망을 더 크게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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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에로니무스 보쉬 <축복 받은 자의 승천>

한편 책에서는 잘못된 종말 이론으로 오히려 희망을 빼앗고 두려움을 퍼뜨리는 이들 주장을 살펴보고, 또 그 주장에 맞서 참된 신앙을 지키는 것을 이야기한다. 특별히 ‘천국왕국설'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종말을 빌미로 잘못된 주장을 펼치는 이들이 이른바 천년왕국설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단 분파 속으로 침투한 천년왕국설이 어떤 오류를 범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 이론은 언제 어떻게 생겨났고, 어떻게 퍼져 나갔는지, 아울러 교회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고 교회는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살핀다. 왜 전 세계로 번져 지금까지도 그 영향이 남아 있는지도 자세히 알아본다. 명 신부는 “그 실체를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그 유혹에서 벗어나 고귀한 신앙을 지키고 참된 희망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십사만 사천 명’이라는 요한묵시록 구절을 숫자에만 집착해 한정된 인원수로 오해한다면, 그 사람의 신앙과 삶의 방향은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은 종말 신앙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책은 우리가 바라는 하느님의 자비와 복이 부와 명예, 건강과 같은 세속적인 것에만 머물지 않았는지도 되돌아보게 하며, 하느님 나라를 준비하는 지금의 삶에서 신앙을 스스로 점검하도록 한다. 또 “'종말'이라고 할 때, 우리는 곧바로 영원한 하느님이신 예수님만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한다. 그리스도교 종말의 중심은 사람이 되시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하느님, 곧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가 믿음의 대상을 올바로 알고 믿으면 그 믿음이 희망이 되리라’는 기대에서 출발했다.

명 신부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희망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때, 미사 참례나 본당 활동도 기쁘게 할 수 있다”며 “젊은이들, 예비신자, 신앙 봉사자 등이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아울러 “책에 담긴 종말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기 위한 상식이 되는 내용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하고 “무엇보다 희년을 보내면서 그리스도교 종말 신앙은 곧 희망의 순례자이며, 종말 신앙이 두려움이 아니라 희망이라는 것을 맛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