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김수환 추기경의 삶, 보편교회에 큰 영향”

박지순
입력일 2025-01-13 13:12:05 수정일 2025-01-14 17:47:04 발행일 2025-01-19 제 3426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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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한국교회사연구소, 김수환 추기경 시복 추진 제1차 심포지엄
‘추기경의 생애·덕행·명성Ⅰ’ 주제…시복에 필요한 기존 연구 성과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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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와 한국교회사연구소가 1월 11일 서울대교구청에서 공동주최한 김수환 추기경 시복 추진 제1차 심포지엄에서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박지순 기자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욥 주교)와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프란치스코 신부)는 1월 11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하느님의 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 시복 추진을 위한 제1차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생애·덕행·명성 Ⅰ’을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김 추기경 시복에 필요한 기존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새로운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첫 번째 자리였다. 심포지엄에는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을 비롯한 교구 사제단과 조광(이냐시오) 한국교회사연구소 고문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발표 내용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특히, 미국 듀크대학교 종교학부 홍주영 연구원이 ‘김수환 추기경과 세계교회 그리고 보편교회: 김수환 추기경의 해외에서의 명성’을 주제로 발표한 내용에 이목이 집중됐다. 홍 연구원은 영상을 통해 발표했다. 김 추기경이 한국교회 지도자였다는 사실을 넘어 국제적인 인물로서 보편교회에도 영향력을 끼치며 신앙의 모범을 보였다는 것이 홍 연구원의 발표 요지다. 홍 연구원은 이번 발표를 준비하며 김 추기경이 1969년 추기경에 서임된 뒤 생산된 것으로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김 추기경의 해외 방문 홍보 포스터와 외국 신문 기사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했다.

홍 연구원은 “기존 연구에서 보듯 김수환 추기경의 삶은 한국교회 내에서 다양하게 평가되고 있고, 세계교회와 다양한 개인, 기관들을 통해서도 기억되고 있다”며 “김 추기경이 다양한 교회 기구와 교황청 산하 여러 위원회들에서 담당했던 활동들과 관련된 기록들이 다수 남아 있음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김 추기경이 해외에서 쌓았던 성덕과 명성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기억되는 김 추기경의 모습은 여러 대륙과 나라에 흩어져 있는 만큼 지역별 또는 시대별로 김 추기경의 해외 활동을 후속 연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홍 연구원에 이어 가톨릭대학교 종교학과 박일영(요한 사도) 명예교수가 ‘하느님의 종 김수환 추기경의 성덕의 명성-생애와 죽음과 죽음 이후’를 주제로 발표했다. 시복 심사에는 하느님의 종이 생전에 남긴 활동에 대한 평가는 물론 사후의 평가와 명성도 중요하게 다뤄진다는 측면에서 박일영 교수 발표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를 위해 박 교수는 김 추기경 선종 이후 나온 언론 보도들, 영상 제작 현황, 교구와 본당, 기관에서 전개한 기념사업 내용을 분석했다.

박 교수는 김 추기경의 성덕을 분별, 정의, 용기, 청빈, 겸손 등으로 제시하고 “세상을 떠난 특정 인물을 시복하고 시성하는 과정은 그분을 우러르고 떠받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승에 남아 있는 우리들이 본보기로 삼아 닮아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며 “김 추기경의 시복을 위해 그분 사후에 수집된 자료들을 시복시성 절차와 양식에 맞추는 작업 그리고 부족한 자료를 보완하는 추적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편, ‘김수환 추기경 관련 사료 연구’를 주제로 발표한 조한건 신부는 “김 추기경 사료는 현대 인물로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향후 수집할 수 있는 자료, 기존 자료에서 발전할 수 있는 자료들도 많을 것”이라면서 “역사적 인물을 검증되지 않은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해서는 안 되며, 과학적이고 비판적인 연구에 기반해야 한다는 사실이 간과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충남대학교 국사학과 김수태(안드레아) 명예교수는 ‘김수환 추기경의 사목 환경’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김 추기경이 자신을 둘러싼 사목 환경에 대응해 한국 정치의 민주화 실천, 한국 사회의 인간화 지향, 한국교회의 쇄신 추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