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 크리스티 코리아, ‘세계 평화의 날 담화’ 주제 세미나…빈곤국 ‘생태적 빛’ 탕감 촉구
“지구가 착취당하고 이웃이 억압당하는 불의 앞에서,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빚진 자아’라는 인식 앞에 무장을 해제하며 항구한 평화에 닿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가난한 나라들이 떠안은 외채와 ‘생태적 빚’ 탕감을 촉구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공감하는 한국교회 평신도들이 “무장 해제가 참된 평화를 이룩하는 해법”이라는 데 한뜻을 모았다. 국제가톨릭평화운동 단체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Pax Christi Korea, 상임대표 이성훈 안셀모, 이하 PCK)가 1월 18일 서울 합정동 전진상센터에서 연 제58차 ‘세계 평화의 날’ 교황 담화 세미나에서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1일(세계 평화의 날)에 담화를 발표했다.
‘평화의 목표: 마음의 무장 해제’를 주제로 발표한 손서정(베아트릭스·가톨릭대 교육학 박사) 씨는 평화의 시작, 과정, 결실이 되는 우리 마음의 무장 해제를 강조했다. 손 씨는 “무장 해제란 ‘나’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너’를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며 먼저 다가서는 작업”이라며 “온전한 무장 해제를 위해 인간은 근원적으로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에게 빚지고 있는 ‘공동체로부터 빚진 자아’임을 잊지 말자”고 말했다.
박문수(프란치스코) PCK 연구이사는 ‘지구적 죄의 구조와 정의’를 주제로 발표하며 “국제 체제는 힘이 곧 정의인 ‘착취와 억압의 논리’를 딛고 연대와 상호 의존의 정신에서 영감을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국제 부채에 허덕이는 다양한 민족들은 선진국들이 초래한 생태적 빚의 부담까지 떠안도록 강요받고 있다”며 “국제 사회가 외채를 탕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이성훈 PCK 상임대표는 ▲국제 가톨릭대학생운동 조직인 ‘팍스 로마나’(Pax Romana)가 주도하는 ‘주빌리 평화 캠페인’(Pax Jubilee Campaign)에 파트너 단체로 참여할 것 ▲희년인 올해부터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WYD)까지 평화, 정의 및 생태보전과 관련된 이슈 해결을 촉구하는 100만 명 서명운동과 포럼, 캠페인 등을 조직할 것 ▲히로시마 원폭 투하 80주년인 올해 8월 히로시마 가톨릭평화포럼을 열고 비폭력영성과 실천, 군비축소와 인간발전을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을 종합 제안했다.
한편 PCK는 세미나에 앞선 1월 15일 ‘핵무기 없는 세계 평화를 위한 온라인 기도회’를 열었다. 이는 2024년 8월 나가사키 가톨릭평화포럼에서,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당시 한국인을 비롯한 모든 희생자를 기억해 매달 6일, 9일, 15일 태평양 전쟁 종식과 한반도 해방을 위해 함께 기도하기로 결의한 데 따른 움직임이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