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화재로 주요 시설물 큰 피해…복구 비용 마련 어려움 호소 “전국 신자들 공소 위해 기도와 힘을 모아주셨으면”
경북 상주시 농촌 지역에서 굳건한 신앙을 이어온 상촌공소에서 불의의 화재 사고가 발생해 주요 시설물 등이 잿더미로 변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향후 소요될 복구 비용은 물론 신앙 터전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신자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15일 오후 5시경 안동교구 상주 남성동본당(주임 정철환 타대오 신부) 상촌공소 식당 및 생활시설 건물에서 누전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인해 약 50㎡(15평) 면적의 1층 짜리 건물이 전소되는 피해가 났다. 불이 나자 인근을 지나던 주민들이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소방당국에 연락해 화재가 진압될 수 있었다. 또 불이 났을 당시 공소에는 신자들이 없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불이 난 건물은 샌드위치 패널과 벽돌로 지어져 공소 식당과 부엌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지난해까지 선교사가 생활하는 등 공소의 신앙생활에 기초가 되는 시설물이었다. 소방당국의 조사 결과 화재 원인은 전열기기 누전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당 시설물 이외에도 공소 성전 입구와 내부 벽면에도 연기로 인한 그을음이 생겼으며 화재 진압으로 인해 예수상과 성모상을 포함한 주요 물품이 젖는 등 당분간 미사도 봉헌되기 어려운 상태다. 공소에 보관돼 있던 앙드레 부통 신부의 벽화 2점은 다행히 큰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20여 명 공소 신자들의 상실감은 크다.
정철환 신부는 “인명 피해가 없어 무엇보다도 다행이지만, 앞으로 당분간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게 돼 가슴 아프다”며 “농촌에서 신앙과 정을 나누던 공간인데 그 터전이 망가졌다며 신자들이 우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시설물 복구 비용 역시 적지 않게 소요될 것으로 우려된다. 남성동본당 신자들의 모금운동도 준비되고 있으나, 농촌 지역 공소라는 특성상 복구 비용 마련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상촌공소는 남성동본당이 관할하는 4개 공소 중 한 곳이다. 경북 상주시 낙동면 상촌리에 위치한 상촌공소는 한국전쟁 당시인 지난 1950년 10월 기와집 건물에서 공소예절을 시작한 것이 역사의 시작이었다. 전쟁 직후에는 가톨릭 구제회에서 지급되는 구호 물자 등으로 인해 많은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이어가기도 했다. 1967년 8월 현재의 상촌공소가 설립됐으며 신자 20여 명 중 대부분은 60~70대다.
정 신부는 “신앙 터전을 잃기는 했지만 신자들 모두 기도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복구 비용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전국의 많은 신자들이 우리 공소를 위해 기도와 힘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 후원 문의 054-531-1781~3 안동교구 상주 남성동본당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