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희년의 ‘희망’ 메시지, 교정 정책에 적용돼야”

이승훈
입력일 2025-02-03 13:11:37 수정일 2025-02-05 16:34:38 발행일 2025-02-09 제 3428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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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가톨릭교정사목전국협의회 회장 유정수 신부
희년 선포 칙서「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통해 교정사목 중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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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수 신부는 “교정사목은 소외된 이들을 돌보고 그들에게 하느님의 자비와 희망을 전하는 사목”이라며 희년을 맞아 교정사목에 더욱 관심을 가져줄 것을 청했다. 이승훈 기자

“교정사목은 교회의 중요한 사명 중 하나로, 소외된 이들을 돌보고 그들에게 하느님의 자비와 희망을 전하는 사목입니다. 해방, 회복, 그리고 새로운 시작의 의미가 담긴 희년을 맞아 교우분들의 특별한 관심과 응원, 그리고 기도와 후원을 청합니다.”

한국가톨릭교정사목전국협의회(이하 협의회) 회장 유정수(루카)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희년 선포 칙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10항에서 정부 당국을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수용된 이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독려하신다”며 교정사목이 지닌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용된 형제·자매들은 대개 사회적 낙인과 경력 단절 그리고 가족관계 파괴 등으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해방과 용서, 회복과 화해 그리고 새로운 희망 속에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것이 교정사목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협의회는 가톨릭 신앙과 정신에 입각해 전국 각 교구의 교정사목 전반에 대한 활동을 지원하고 협력하는 주교회의 산하 사도직 단체다. 협의회는 희년을 맞아 ▲수용자 및 수용자 자녀 지원 ▲범죄 피해자 지원 ▲각 교구 교정사목 지원 ▲성심회(신자 교도관 모임) 지원 등에 힘을 모으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법무부 교정본부에 교황의 희년 선포 칙서를 전달하고 희년 메시지를 교정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 건의하기도 했다.

유 신부는 “단순히 종교적 행사를 넘어 수용자들에게 실질적인 희망의 메시지(사면, 가석방, 화해 프로그램 등)를 전달하기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고, 이 내용이 교정본부의 정책 방향과 다르지 않음을 확인했다”면서 “(교정본부측은) 특히 인간 존엄성 회복과 사회 통합 관점에서 희년 메시지를 교정 정책에 적용하는 방법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소외된 이들을 어떻게 대하는가가 그 사회의 건강성 지표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범죄는 사회적 환경과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단죄를 넘어, 사회 전체가 연대성을 가지고 이를 예방하고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사회적·신앙적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유 신부는 무엇보다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마태 25,35)는 말씀을 기억해주길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바탕으로 인간 존엄성 회복, 사회와의 화해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교도소 과밀 수용 해소 ▲사형제 폐지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유 신부는 전국의 수용자들에게 “희년을 시작하며 낙담과 적개심이 아닌, 맑은 정신으로 사회복귀를 준비하고 희망을 품고 살아가길 염원한다”며 “아울러 많은 교우분들께서 여러분을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