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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김훈 작가 초청 ‘스위치’ 토크콘서트

우세민
입력일 2025-04-28 16:40:40 수정일 2025-04-28 16:40:40 발행일 2025-05-04 제 3440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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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일 대구가톨릭대학교 유스티노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린 대구대교구 ‘스위치’ 토크콘서트 중 김훈 작가(왼쪽)가 소설 「흑산」과 「하얼빈」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우세민 기자

순교자와 배교자의 삶을 그린 소설 「흑산」(黑山·2011), 영웅 안중근(토마스)의 열정이 담긴 소설 「하얼빈」(2022)을 주제로 김훈(아우구스티노) 작가가 신자들과 대화에 나섰다. 4월 25일 오후 7시30분 대구가톨릭대학교 유스티노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린 대구대교구 ‘스위치’ 토크콘서트에 초청된 김 작가는 두 작품을 어떻게 신앙적으로 읽을 수 있을지 안내했다.

김 작가는 「흑산」이 인간 현실 속에 들어와 있는 신앙의 모습이 과연 어떤 것인지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집필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본문 중 ‘밭 전(田)자 가운데 들어있는 십자가가 새 세상의 깃발로 펄럭이고 밭 전자 속에 숨어있던 하느님이 세상으로 건너와서 새밭을 이루니 사람들의 밭이 하느님의 마당이 되니라’라는 부분을 언급하며 “하느님 존재라는 것이 신학 이론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일상 속에서 존재하는 것임을 언어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그리스도교의 단순 명료한 진리를 삶으로 받아들인 민초들의 ‘생에 대한 직접성’을 묘사했다는 것이 김 작가의 설명이다.

「하얼빈」은 옳은 일을 위해 세상에 대한 두려움 없이 몸을 던지는 청년 안중근에 대한 소설이라고 밝혔다. 안중근의 거사 역시 개인적인 증오심이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하느님 뜻에 어긋나지 않는 결단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동양평화에 대한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상반된 생각도 최대한 객관화하려 했다고 김 작가는 말했다. 김 작가는 이토가 일본의 패권에 아시아 다른 국가들이 복속된 상황으로 동양평화를 이해했다면, 안중근은 각 나라의 주권이 보장된 가운데 서로 협력하는, 지금의 유럽연합(EU)과 가까운 개념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두 사람은 타협점이 없는, 상대의 가슴에 총구를 겨눌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만난 것”이라며 “하얼빈에서 두 운명이 만나서 폭발한 것이 제가 쓴 소설 「하얼빈」의 구도”라고 전했다.

대구대교구 ‘스위치’ 토크콘서트는 신앙 안에서 자아회복을 돕는 문화영성 프로그램으로, 2023년부터 문화홍보국(국장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