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여자 수도회·재속회 장상 포함 23명 임명… 남성 중심 의사결정 구조 깨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7월 8일 여자수도회 장상 6명과 여자 재속회 장상 1명이 포함된 봉헌생활회와 사도생활단성(수도회성)의 새 위원 23명을 임명했다. 그간 수도회성 위원에는 추기경과 주교, 남자 수도회 장상이 임명돼 왔는데, 교황은 이런 전례를 깨고 파격적으로 많은 여성 위원을 선임했다.
이번에 임명된 여자수도회 장상 6명은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 캐슬린 애플러 수녀, 살레시오수녀회 이본느 르운구와 수녀,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프란스와즈 마씨 수녀, 콤보니전교수녀회 루이지아 코치아 수녀, 성모마리아의 동반자수녀회 리타 칼로 산츠 수녀다. 돈보스코재속회 장상 올가 크리초바도 이번에 임명됐다. 곧 새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Praedicate Evangelium)로 대체될 1988년에 반포된 교황령 「착한 목자」(Pastor Bonus)에 따르면, 교황청 성의 위원은 추기경 및 주교이다. 교황청의 위원들은 회사의 이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 주기적으로 모여 조직의 활동방향을 정한다. 교황은 교황청에서 여성의 역할을 확대하는 일에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지난 2014년에는 콤보니선교수녀회 장상 이르마 루시아 프레몰리 수녀를 인류복음화성 위원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프레몰리 수녀의 임명은 여자수도회 장상이 교황청 성의 위원으로 임명된 첫 사례다. 신학자들과 여성 수도자들은 교황의 전례 없는 여자 수도자 위원 임명을 환영하고, 교황청의 타부서에서도 여성의 역할을 확대하길 기대했다. 1988년부터 2009년까지 수도회성에서 근무했던 미국의 샤론 홀랜드 수녀는 “이번 교황의 결정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의미가 크다”면서 “여성 위원 임명은 교회 안에서 여성에게 정당한 자리를 줘야 한다는 교황의 배려가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평가했다. 캐나다 오타와의 세인트폴대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캐서린 클리포드 교수는 “이면 여성 수도자 여성 위원 임명은 가톨릭교회의 놀라운 진보”라고 강조했다. 클로포드 교수는 “이번 임명으로 그동안 추기경과 주교, 남자 수도회 장상들만 참여했던 수도회성의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 수도자들이 의견을 낼 수 있게 됐다”면서 “다른 성에서도 자격을 갖춘 여성 위원을 임명해 교회의 의사결정구조 안에 여성의 목소리를 담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