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9년 서울 새남터 형장, 망나니들의 칼춤과 북소리가 날카롭게 울려 퍼졌다. 최초로 조선에 입국한 서양 선교사인 성 모방 신부와 성 샤스탕 신부, 성 앵베르 주교의 목이 잘려나갔다. 연이어 서소문밖 형장에서도 정하상, 유진길 등 수많은 신자들의 피가 쏟아졌다.
“이 기해박해에 대해 남긴 순교자 증언록은 당시 현장을 목격한 증언자들의 눈물이었고, 오늘의 한국교회 역사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부산 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이하 순교자박물관)에서는 지난 1일부터 ‘기해 : 1839’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순교자박물관 관장 배선영(노엘라) 수녀는 “한국교회사 사료, 특히 순교자들의 행적을 담은 여러 자료들은 참 신앙인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새삼 일깨워준다”면서“기해박해 180주년을 맞이해 이 땅에 진리의 빛을 전해 준 순교 선열들의 신앙유산을 계승하고, 교회의 재건과 성직자 영입에 투신한 선조들의 삶의 발자취를 되새겨보고자 한다”고 특별전을 여는 취지를 전했다.
순교자박물관은 수도자들이 직접 황무지를 개간하고 그 터에 지어 올려 순교자 현양의 구심점으로 꾸준히 운영해온 의미 깊은 공간이다. 3층 규모의 전시실에 교회 유물 500여 점 뿐 아니라 1200여 점의 민속문화재와 궁중유물을 소장한 것도 특징이다. 배 수녀는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설립자 방유룡 신부님과 공동설립자 마뗄 윤병현 수녀님, 쁘로마뗄 홍은순 수녀님의 가르침에 따라 보다 많은 이들이 순교자를 현양하고 그 삶을 본받아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건립,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수녀회는 이 박물관에서 상설전시회 외에도 해마다 9월 순교자성월이면 다양한 기획전시회를 열고 있다. 올해 마련한 ‘기해 : 1839’ 특별전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