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별은 하느님 은총 수용하는 신앙 행위의 본질”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를 통해 ‘식별’의 중요성을 밝히며 ‘우리는 언제나 식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식별의 신학은 오늘날 시급히 요청되는 교회의 새로운 복음화 사명, 즉 ‘식별하는 교회’의 공동합의성(synodalitas) 실현을 위한 매우 구체적이고 사목적이며 실천적인 쇄신을 겨눈다는 면에서 의미가 부각된다.
수원가톨릭대학교(총장 곽진상 신부) 이성과신앙연구소(소장 한민택 신부)는 5월 6일 오전 9시 30분 대학본관(하상관) 2층 토마스홀에서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식별’을 주제로 제38회 학술발표회를 열고 다양한 신학 분야 안에서 ‘식별’을 성찰했다. 수원가톨릭대학교 개교 36주년 기념으로 준비된 발표회는 기초신학, 교의신학, 성경신학, 실천신학(교회법·영성신학)영역에서 식별에 접근하며 식별의 신학에 요구되는 신학적 탐구 대상, 기준, 원리, 조건들을 살폈다. 2부로 나뉜 발표회에서 제1부는 한민택 신부와 정희완 신부(안동교구·가톨릭 문화와 신학 연구소장)가 신학적으로 ‘식별’이 왜 중요한지 연구한 자리였다. 한민택 신부는 ‘기초신학의 중심 주제로서의 식별’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역사를 매개로 자신을 계시하시는 하느님과 이 하느님 은총을 수용하는 신앙 행위가 근본적으로 식별의 작업이라는 것을 전제로 공동합의적 교회를 이루기 위해 요청되는 공동체적 식별 내용과 기준을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식별의 문제: 교회론적 전망에서’를 다룬 정희완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회론에 나타난 ‘식별’ 개념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식별이야 말로 신앙의 본질적 행위임을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신학적인 물음을 제기하고 교회의 자기반성과 쇄신의 길을 촉구했다. 2부 첫 발제는 나호준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가 맡아 ‘식별에 대한 성경신학적 제안: ‘다윗이 한 짓이 주님의 눈에 거슬렸다’(2사무 11,27ㄴ)’를 주제로 성경은 어떻게 하느님의 식별하게 됐는지 그 과정을 전했다. 이어서 김의태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가 ‘세계주교시노드 규정에서 드러난 교회의 식별 자세: 교황령 「주교들의 친교(Episcopalis Communio)」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식별하는 교회’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실천신학 분야에서 검토했다. 계속해서 윤주현 신부(가르멜수도회, 수원·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가 ‘영성신학에서 본 영적 식별: 식별기준과 수단 그리고 영의 표지’를, 정제천 신부(예수회)가 ‘성 이냐시오의 영적 식별과 공동 식별: 교회의 ‘공동합의성’을 위한 영성적 기초’ 제목으로 각각 발표에 나서 영성신학적 접근에서의 식별을 고찰했다. 학제간 공동연구 일환으로 준비돼 주목을 끌었던 학술발표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신학교 내부 행사로 진행됐으며 내용은 유튜브로 생중계 됐다. PPT 작업과 연계한 진행으로 발표의 역동성을 높이면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열린 학술대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수원가톨릭대학교는 올해 대학원 세미나 전체 테마를 ‘공동합의성’으로 설정하고 이 내용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위해 오는 10월 ‘공동합의적 교회’(가제)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