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권녕숙 개인전… 한국 교회미술 초석 다진 70년 작품 여정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4-01-23 수정일 2024-01-23 발행일 2024-01-28 제 3378호 1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초기 작품과 미발표작도 공개
2월 25일까지 마리나 갤러리

권녕숙 작가 초기 작품 ‘Plate’.

마리나 갤러리(관장 함윤희 마리나)가 70여 년 동안 예술가의 길을 걷고 있는 권녕숙(리디아) 작가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권 작가는 경기여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1960~1970년대 파리와 독일에서 유학한 당시로서는 몇 안 되는 신여성이었다. 또한 대학 졸업 무렵인 1962년 가톨릭교회에 입교한 후 평생을 한국 교회미술 발전에 초석을 다졌다.

권 작가는 유학 시절 학비 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로 템페라를 접하면서부터 교회미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유럽 문화는 교회미술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에, 젊은 날의 유럽 유학 경험은 권 작가가 교회미술에 적극 참여하는 자양분이 됐다. 귀국 후 1977년부터 서울가톨릭미술가회 활동을 시작한 권 작가는 그동안 전국 여러 성당에 성물을 봉헌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권 작가의 여러 가지 동물 세라믹, 칠보공예, 목각 작품 등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고등학생 시절부터 현재까지 작업한 판화와 템페라, 블록 글라스, 회화 등을 연대순으로 전시한다. 고등학생 시절인 1956년 초기 작품 ‘Plate’부터 1964~1969년 프랑스 유학 중에 만들었던 동물 모양의 세라믹과 ‘최후의 만찬’ 등의 템페라 작품, 1972~1974년 독일에서 만든 ‘Bowl’ 등의 칠보 작품을 볼 수 있다.

또 한국에 돌아와 가톨릭미술가회원으로 전시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한 무렵 제작한 목조각 ‘성모상’과 ‘성모자상’(1975~1980)도 선보인다. 특히 권 작가가 파리에서 제작한 판화작업 중 인그레이빙(Engraving) 기법으로 제작한 ‘알프스산’, ‘밀림’(1967)과 한국에서 판화가로 활동하면서 발표한 목판화 ‘승천’(1974)부터 ‘북한산’(2014) 등의 최근작까지 판화작품도 다수 전시한다.

권 작가는 “80살 넘게 먹은 할머니 화가가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니라 세라믹, 칠보, 목각 등 이것저것 만들면서 즐겁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대단한 작품들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보고 기뻐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시는 2월 25일까지 경기도 일산 레이킨스몰에 위치한 마리나 갤러리에서 열린다. 월·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