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동안 북한 근로자들을 만나면서 남한과 북한 사람들이 같은 민족이라는 것을 자주 느꼈습니다.”
최근 정부가 해산을 결정한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에서 2007년 4월부터 만 17년 가까이 근무한 박천조(그레고리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은 개성공단에서 만났던 북한 근로자들을 회상하면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북한학 박사이기도 한 박천조 위원은 본래 공인노무사로 일하다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에서 북한과의 노동제도 협상과 분쟁해결을 위해 공인노무사를 채용할 때 지원해 개성공단과 긴 인연을 맺게 됐다.
하지만 2016년 2월부터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되면서 박 위원도 개성공단에 들어가지 못하고 서울 마포 사무실에서 8년 동안 근무했다. 끝내 개성공단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한 채 공식적으로는 2월 말일부로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을 떠날 예정이다.
“개성공단에서 공인노무사로서 남북한 사이에서 발생하는 여러 갈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보다 전문성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에서 2014년에는 북한학 박사학위도 받았습니다. 개성공단에서 더 오래 일하면서 남과 북을 아우르는 노동 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이 미완으로 남게 돼 아쉽습니다.”
박 위원은 개성공단과 같은 곳에서 천주교 신자로서의 자세에 대한 희망도 밝혔다.
“개성공단 같은 곳이 다시 만들어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런 날이 다시 온다면, 개성공단에 입주한 개신교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던 것처럼 천주교 신자들도 북한 주민들에게 신앙적으로 모범을 보여서 ‘천주교 신자들은 무엇인가 다르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해방 직후 북한 지역에 57개 본당과 5만5000여 명의 신자가 있었음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비록 개성공단을 떠나게 됐지만 박천조 위원은 3월부터 공인노무사 업무를 다시 시작하면서 개성공단 근무 경험자이자 북한학 박사로서 관련 영역에서도 활발히 활동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