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땅에서 남북 가족이 한자리 모일 수 있길”
올해는 분단 79년, 6·25전쟁 발발 74년이 되는 해다. 약 여든 해 동안 분단의 아픔을 지니고 있는 상황에서 남과 북으로 갈라진 이산가족들의 아픔은 그 수만큼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3일 경기도 파주 참회와속죄의성당에서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남덕희 베드로 신부) 주관으로 2024년 이산가족 설 위령미사가 봉헌됐다. 평양 출신으로 이산가족 당사자이기도 한 교구장 이기헌(베드로) 주교 주례로 거행된 미사에는 교구 사제단을 비롯한 교구민들과 북한이탈주민들이 참례했다. 참례자들은 미사에 앞서 이산가족들과 이 땅의 통일을 위해 묵주기도를 바치며 하루빨리 남북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날을 기원했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소장 강주석(베드로) 신부는 강론에서 “6·25전쟁 이래 최대 위기라는 진단이 나올 만큼 이 땅에서 무력 충돌이나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더 이상의 긴장 고조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북한을 같은 민족, 동포라고 생각하는지 자문할 필요도 있다”고 말한 강 신부는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하는 이들도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는 등 지금 상황이 우울하지만, 아무리 험해도 평화의 길을 포기할 수 없는 우리는 이제 정말 화해와 일치의 의미에 대해 새로운 마음으로 기도하고 실천하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부교구는 2006년부터 설맞이 이산가족 위령미사를 봉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