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부활하실 그리스도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사순 시기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부활에 동참하기 위해 참회와 보속으로 사순 시기를 보낸다. 그리고 그 증표로 이웃 사랑 실천에 나선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사순 담화 제목을 ‘하느님께서는 광야를 통해 우리를 자유로 이끄십니다’로 정하고, 사순 시기를 은총의 때라고 강조했다. 주님께서 사순 시기를 통해 우리가 안이함과 이웃에 대한 무관심에서 벗어나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가는 파스카를 체험할 수 있도록 이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교황은 억압받는 수많은 형제자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일 것을 요청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무관심으로 상처받고 억압받는 수많은 형제자매가 있다. 예기치 못한 참사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 위험한 현장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 없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노동자들, 늙고 지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로 취급받는 노인들, 기성세대의 기득권에 밀려 각자도생에 나서는 청년들 등등. 과연 우리는 이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이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이제 행동할 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순 시기의 행동은 멈춤을 의미한다고 했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 위해 기도 안에서 멈추고, 사마리아인처럼 다친 형제나 자매가 있는 곳에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사순 시기, 가장 작은 이들과 가까이 있는 이들 앞에 멈춰 관심을 기울이고 이들을 동반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자. 그리고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하나의 사랑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우리 모두가 이웃 사랑 실천을 통해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은총의 도구가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