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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쉼터] 순례피정 휴양지로 인기 대전 공세리성당

전대섭 기자
입력일 2004-10-31 10:12:00 수정일 2004-10-31 10:12:00 발행일 2004-10-31 제 2421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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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영혼에 소중한 쉼을"
대전교구 공세리성당(주임=오남한 신부)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순례성지이자 피정공간으로, 유명 휴양지를 지척에 둔 관광사목의 거점으로 소위 요즘 표현으로 「뜨고」 있다.

내년이면 설립 110주년이 되는 공세리성당은 15세기 후반 무렵무터 공세곡 창고지(貢稅穀 倉庫地)가 있던 곳. 1895년 초대 주임 드비즈 신부(파리외방전교회)가 창고를 헐고 성당을 지으면서 복음전파의 전진기지로 바뀌었다.

넓게 펼쳐진 9000여평의 성당부지는 이곳을 찾는 도시인들의 가슴까지 시원하게 뚫어준다. 성당에서 내려다 보는 마을 풍경은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아늑하고 정겹게 다가온다. 도(道)지정 문화재 144호인 고딕양식의 성당과 구사제관, 수령 300년을 넘긴 두그루의 군(郡)지정 보호수는 이곳의 역사를 대변해주는 대표적인 유적들.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은 영화촬영지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 영화 최고의 흥행작 「태극기 휘날리며」를 비롯해 「모래시계」 「고스트 맘마」 등 알만한 영화들이 이곳을 촬영지로 택했었다.

순례지로서의 면모는 이곳이 28위의 순교자를 배출한 곳이라는데서 더욱 빛을 발한다. 걸매리(아산시 인주면) 지방에서 순교한 이들은 밀양 박씨 의암공파 문중의 자손들과 무명순교자들이다. 이 가운데 1867년 정묘년에 순교한 박의서(사바스), 원서(마르코), 익서(세레명 미상) 3형제의 묘가 88년에 이장, 성당내에 안치돼 있다.

2003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공세리성당 「예수마음 피정의 집」은 순례지로서의 가치를 보다 완벽하게 업그레이드시킨 계기. 전체 면적 350여평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피정의 집은 1회당 15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침실과 대강당 등 부대 시설을 갖추고 있고, 200여석의 지하 식당은 식사는 물론, 각종 모임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산책을 겸할 수 있는 십자가의 길과 동굴형태의 성체조배실, 캠프파이어 등 야외행사를 도모할 수 있는 시설과 넉넉한 주차공간까지. 그야말로 순례와 피정을 겸할 수 있는 장소로 첫손에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피정의 집은 매월 2~3회 주말과 휴일을 이용한 「가족피정」과 영상선교를 활용한 피정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자체 프로그램도 물론 가능하다.

인근에 다양하게 분포해 있는 휴양지와 유적지들도 공세리성당의 최대 장점이다. 삽교천방조제와 삽교호관광지, 자연휴양림, 온양온천, 도고온천, 현충사, 외암민속마을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모두 승용차로 10~15분 거리에 있다.

오남한 본당신부는 『피정에 참가한 분들이 인근의 휴양지와 유적지에서 몸과 마음의 여유를 갖기도 하고, 삽교에서 먹거리를 해결하기도 한다』면서 『특히 서해안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교통이 훨씬 수월해져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공세리본당이 추진하고 있는 「문화사목」도 눈여겨볼 거리. 성당을 문화공간으로 개방함으로써 교회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넓혀나간다는 취지다. 보호수 아래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영화를 상영했다. 신평 등 인근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등 효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성당 주변을 산책로로 조성하기 위해 이미 주민 대표들과 협의를 진행중이고. 혼인성사 전담성당 추진 계획도 갖고 있다. 구사제관을 박물관과 기념관으로 조성할 계획도 있다. 피정과 순례를 위해 이곳을 찾은 이들은 연 1만명 정도. 피정장소로, 쉼터로, 문화 공간으로 3차원적인 효과를 입증시키고 있는 공세리성당의 사례는 선교와 신앙쇄신을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041)533-8172(수녀원), 8181(사무실)

십자가의 길
성당 내 순교자의 묘
예수마음 피정의 집
성당 전경

전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