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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해결 팍팍] 자꾸 저를 따라하는 친구가 점점 싫어져요

도움말: 민 미술치료연구소 오민자 소장
입력일 2010-03-17 09:08:00 수정일 2010-03-17 09:08:00 발행일 2010-03-21 제 2689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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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고유성에 자신감을 가지자
친구 모습 좋아서 모델로 삼고 따라하는 것
나쁘게만 생각말고 개성 찾도록 이끌어야
고민 : 자꾸 저를 따라하는 친구가 점점 싫어져요.

Q.고2 여학생입니다. 제게는 1학년 때부터 친하게 지낸 단짝 친구가 있습니다. 저희는 성격도 비슷하고 좋아하는 것들도 비슷해서 처음부터 남들보다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자매냐고 놀리고 심지어 시기할 정도로 친한 사이입니다.

그런데 저는 요즘 고민이 생겼어요. 이 친구가 조금씩 저를 따라하더니 이젠 더욱 심하게 저를 따라해요. 처음에 이 친구가 저와 같은 옷을 입고 왔을 땐 가장 친한친구라는 동질감도 느끼고 역시 우린 취향도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어 서로 쳐다보며 기분 좋게 웃곤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 친구가 제가 입은 옷이나 액세서리, 가방, 심지어 헤어스타일까지 따라 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제는 그 정도가 심해져서 처음 만난 사람들은 저희 둘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그 친구가 제 모든 것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제일 친한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점점 그 친구가 싫어지고 신경 쓰입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어색해지고 자꾸만 의식적으로 친구를 피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 친구가 미워지는 제 자신이 너무 속 좁은 사람으로 느껴집니다. 그 친구가 불편해지는 제가 이상한 걸까요?

A. 충분히 힘든 마음이 이해가 되는군요. 자신의 모든 것을 따라하는 친구를 보면서 개인의 고유성이 침해당하는 불쾌한 기분이 든다는 것은 당연한 마음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청소년일 경우 또래문화에 흡수되기 가장 좋은 시기라서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보다는 가장 가까이 있는 친구나 환경으로부터 모방된 생활들이 하나씩 갖춰 나가는 때입니다. 따라서 상담자의 친구가 자신의 모든 것을 따라한다는 것은 나쁜 의도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정말 본인의 모든 모습들이 좋아서 하나의 모델로 삼고 그렇게 따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물론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해도 자신의 모든 것을 따라 한다는 것은 자신의 개성이 없어지는 것 같아 불쾌하게 느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외모를 모방해 똑같이 갖춘다 해도 개개인이 지닌 특성이 같아질 순 없습니다. 특히 스스로 창의적인 환경을 만들어 내는 주도적인 사람과 다른 사람이 한 것을 모방해서 그대로 따라해 나가는 사람과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자신의 고유성에 대해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오히려 ‘내가 멋있어서 나를 따라 하는 구나’ 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다면 친구와의 불편한 사이도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또한 자신을 그대로 따라 하는 친구에게 오히려 옷차림이나 꾸밈에 대해서 그 친구만의 개성을 찾을 수 있도록 진심어린 조언도 해 주면서 각자 아름다움을 갖춰 나가도록 한다면 좋은 우정을 지키면서 원만하게 생활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도움말: 민 미술치료연구소 오민자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