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에 정치·종교계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잇달아 애도문과 추모 메시지를 발표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4월 21일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에게 조전을 보내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전 세계 천주교인들과 함께 슬픔을 같이 하며 진심 어린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한 총리는 이어 “차기 ‘2027 세계청년대회(WYD)’ 개최 장소로 대한민국 서울을 발표하신 것은 대한민국을 세계 평화의 중심지로 인정하고, 대한민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하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교황님께서 전 세계에 전한 사랑과 평화의 가르침을 기억하겠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게재한 추모 메시지에서 “교황님은 가난한 자들의 친구였고 소외받은 자들의 위로자였으며 전쟁과 분쟁의 현장도 마다하지 않았던 평화의 사도였다”며 “종교를 떠나 수많은 세계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은 정신적 지도자를 잃은 슬픔을 대한민국 국민들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재임 중 두 차례 교황을 알현한 문재인(티모테오) 전 대통령도 SNS에 “DMZ 철조망으로 만든 십자가를 교황님께 선물하며 한반도에서 꼭 뵙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씀드렸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교황님의 격려와 성원은 우리들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는 “교황께서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신앙과직제위원회와의 협력을 통해 가톨릭과 개신교 간 화해와 일치를 위한 대화에 깊은 헌신을 보여주셨다”며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 전통 위에 서서, 함께 순례하는 그리스도인들과 더불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깊이 애도하며, 그의 삶이 우리에게 남긴 평화의 유업을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2014년 대한민국 방문 당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시고, ‘삶이라는 길을 함께 걷자’는 말씀으로 종교 간 화합의 길을 밝혀 주셨다”며 “큰 별이 지고 세상은 다시 어두워졌지만, 교황께서 남기신 사랑과 헌신의 길은 우리 모두의 마음에 남아 있다”고 전했다.
원불교 왕산 성도종 종법사는 “종교 지도자들에게 평화와 비폭력의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하신 말씀을 원불교는 오래도록 기억하겠다”며 “교황님께서 남기신 사랑과 평화의 유산이 여러분의 마음에 오래도록 빛나길 바라며, 이 슬픔의 시기에 하느님의 위로와 축복이 함께 하시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7대 종단 지도자 협의체인 사단법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도 애도문을 발표하고 “교황님의 리더십은 전통과 현대의 균형 속에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교회의 문을 넓히고 더 많은 이들을 포용하는 데 앞장섰다”며 “한국 종교계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숭고한 삶과 영적 유산을 기리며 그분이 일생 동안 실천하신 사랑과 평화의 정신을 본받아 종교 간 화합과 인류의 보편적 사랑에 힘쓸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서로 다른 신앙의 길을 걷고 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삶과 메시지는 종교를 초월한 울림으로 우리 모두의 마음에 빛으로 자리 잡았다”며 “우리는 한 분의 위대한 영적 지도자를 떠나보내며 그분이 남기신 사랑과 정의, 생명의 가르침을 따라 더 나은 세상과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