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곳에 존재하면서 비인간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간 존엄성 회복에 앞장 서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지만 사회는 물론이고 아직 교회조차도 매매춘 여성들을 엎드려 용서를 빌어야 할 죄인으로 취급합니다』
선교사이자 신학자요, 교회 지도자인 에드위나 게이트리씨(Edwina Gateley)가 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가 주최하는「소외된 여성의 인간성 회복을 위한 교회의 역할」세미나의 강사로 초빙, 5월 30일 내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교회가 매매춘 여성의 문제를 인식하고 사회 안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응답할 것인지 다함께 그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게이트리씨는 현재 미국 시카고에서 매매춘 여성들을 위한「창조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실무자이기도 하다.
한해 7천여 명의 매매춘 여성들이 새 삶을 다짐하며 거쳐가는 창조의 집은 미 북부에선 유일하게 운영되는 매매춘 여성들의 쉼터이다.
『매매춘 여성들의 윤락행위보다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들의 삶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어릴 적 성폭행이나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어요. 우리는 이 깊은 상처가 그들의 잠재력을 얼마나 짓눌러왔는지 발견하게 됩니다』
창조의 집이 거두는 성과는『바로 매매춘 여성 한 사람 한 사람의 잠재력을 믿어주기 때문』이라는 게이트리씨는『창조의 집에서 여성들은 마음놓고 울고 고통을 표현하고 분노를 함께 나누면서 자신의 존엄성과 희망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밝힌다.
이곳에서 새 삶을 다짐한 여성들은 이후 창조의 집 봉사자로서 예전의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여성들을 위해 길거리로 나가 상담활동도 실시하고 경찰에 체포된 여성들을 위해 감옥이나 법정을 찾아가기도 한다.
게이트리씨는『운영도 운영이지만 매매춘 여성들이 우리를 신뢰하지 않고 도전적으로 위협하는 것이 큰 고통』이라면서『하지만 시간을 오래 두고 그들 마음의 깊은 곳에 들어가면 그들은 오히려 주님처럼 기쁨과 희망을 가져다주곤 한다』고 말한다.
매매춘 여성들을 위한 활동뿐만 아니라 영국에서「평신도 자원봉사 선교운동」(Volun-teer Missionary Move-ment)을 창설한 게이트리씨는 남미,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평신도 선교사 1천여 명을 파견하기도 했다.
이들 선교사들은 미혼 또는 가정을 가진 사람들로 교사, 주부, 의사, 목수 등 자신의 생활 속에서 복음을 실천하려는 사람들로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기도 하고 본당에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영국 태생으로『한국은 물론 아시아 지역의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이트리씨는「평신도 여성시편」등 왕성한 저술 활동과 미국 일리노이주 가톨릭 평신도 여성 성프란치스코상, 시카고 사제협의상, 시카고 인간관계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말해주듯 유럽과 미국 등지에선 널리 알려진 여성 신학자이다.
한편 게이트리씨는 이번 6월 1일~3일 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 주최의 세미나 이 외에도 4일 가톨릭대학교, 6일 한국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7~8일 광주 사회복지위원회 주최의 세미나를 실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