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알려준 아빠, 예수님이 알려준 아빠! 어머니 통해 아버지 사랑 깨닫듯 예수 생애로 하느님 알 수 있어 영원한 생명에로 초대되려면 주님을 아버지로 믿고 불러야
직장을 잃은 젊은 한 아버지는 자기 아이의 이름을 따 ‘민희 분식’이라는 작은 가게를 시작했습니다. 부푼 희망을 안고 차린 분식집은 몇 달 뒤 자신의 가게 옆으로 주차장까지 갖춘 큰 음식점이 들어오자 문을 닫게 됩니다. 민희네 가족은 산동네 단칸방으로 이사했습니다. 아버지는 작은 오토바이를 마련하여 우유배달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오토바이가 넘어져 팔에 깁스를 하고 쉴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철없는 아이들은 “동생들이 떠들어서 숙제를 못하겠어, 엄마”, “아빠, 애들이 내 운동화 보고 거지 신발이래”하며 투정을 부립니다. 아이들의 투정에 아빠의 등은 더욱 굽어만 갑니다.
후두둑 후두둑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는 거센 비바람을 몰고 가난한 민희네 지붕과 창문을 사정없이 두들깁니다. 급기야 민희네 작은 집 천장에선 빗방울이 한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고 엄마는 빗물이 떨어지는 곳에 걸레 대신 양동이를 받쳐놓습니다. 아빠는 말없이 아내에게 소주 값 1000원을 받아들고 밖으로 나갑니다. 새벽 1시가 넘도록 아빠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민희와 엄마는 아빠를 찾아 동네 곳곳을 헤매고 다니다 날이 밝아올 무렵 집으로 돌아옵니다. 대문을 여는 순간, 민희는 자신 눈을 의심합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지붕 위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아빠를 본 것입니다. 아빠는 지붕 위에 앉아 우산을 깨진 기와 위에 받치고 있었습니다. 비바람에 날아갈까 우산을 꼭 잡고 있는 아버지. 민희가 아빠를 부르려고 하자 엄마는 민희 손을 잡았습니다. “아빠가 가엾어도 지금은 아빠를 부르지 말자. 아빠는 어쩌면 저 자리에서 제일 행복하신지도 몰라….” 엄마는 목이 메여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합니다. 민희 얼굴 위로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아빠는 가족의 지붕입니다.(출처: 「연탄길 2: 새벽이 올 때까지」, 이철환 지음, 생명의 말씀사)전삼용 신부rn(수원교구 영성관 관장·수원가톨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