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외신초점] 미국 연방대법관 토마스 판사 인준 둘러싸고 찬ㆍ반 논쟁 뜨거운 설전

입력일 2019-06-10 13:54:49 수정일 2019-06-10 13:54:49 발행일 1991-10-13 제 177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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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 보수성향강해 낙태단죄 우려
미국상원 법사위원회, 2주간 청문회열어
「낙태」ㆍ「자연법이론」문제가 논란핵심
「낙태」를 법적으로 보호할 것인가. 아니면 낙태를 단죄할 것인가?

낙태문제를 놓고 반재자들과 찬성론자들간에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에선 최근 부시 대통령이 연방대법관으로 지명한 흑인 클레런스 토마스 판사(43세)의 인준을 둘러싸고 뜨거운 활전이 한창이다.

지난달 10일부터 2주간 계속된 토마스 판사의 인준을 위한 미상원 법사위원회의 청문회 장면은 TV를 통해 연일 미국전역에 증계돼 미국인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청문회에서 토마스 판사는 소신과 자신의 법철학 등에 관한 의원들의 빗발치는 질문에 답변했다. 이 자리엔 그의 백인 아내의 아들, 누이와 어머니도 함께 나와 청문회를 지켜보았다.

토마스 판사가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역시 흑인인 전임 마셜 대법관이 진보적 인물이었는데 반해 보수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9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연방대법원의 보수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진보파 백인들과 흑인운동가들의 우려가 높다.

이 때문에 청문회에서는 토마스 판사의 성향을 진단하기 위한 의원들의 질문이 집중 퍼부어 졌으며 특히 「자연법이론」과「낙태」문제가 논란의 핵심이었다.

비판론자들은 토마스 판사가 미국의 헌법보다 자연법사상을 우위에 놓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낙태문제에 대해「불법」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낙태에 대한 견해를 밝힐 것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압력에 대해 토마스 판사는『지금의 나로선 낙태에 대해 아무런 개인적인 결정을 내릴수 없으며, 그러한 나의 행동이 판사로서의「불편부당성」을 위태롭게 할수 도 있다』면서 의원들의 요구를 정중히 거절했다.

또 토마스 판사는 자신이 낙태의 법적 권한에 대해 어떤 분명한 견해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일설에 대해『당치도 않은 사실』이라고 일축하면서 답변을 계속 거부했었다.

토마스는 가톨릭계 대학에서 교육받았으며 한때는 사제가 되기 위해 공부하기도 했다.

토마스와 감리교신자인 그의 아내가 지금은 성공회에 적을 두고 있지만 그의 임명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토마스 판사가 받은 가톨릭교육이 그가 낙태를 반대하게 하지는 않는지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낙태」에 관한 그의 소신에 대한 질문을 회피하고 있긴 하지만 토마스 판사는 청문회 나흘째인 지난달 13일 『사생활에 관한 하나의 일반권리로서 낙태의 법적 보호를 믿고있다』고 밝혀주목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지난 73년 연방대법원이 내린「로 대 웨이드」사건 판결에서 낙태를 합법화한 이래 계속된 논란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는 현재 합법으로 되어있다.

토마스 판사는 남부 조지아출신으로 명문 예일대 법과를 졸업하고 연방법관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알려져있으며 정직하고 공정하다는 점에서 그의 반재자들로 부터도 칭송을 받고있다.

그러나 그는 평소『인종과 성별을 근거로 고용문제 등에서 각종 쿼터를 마련하는 것은 동기부여를 저하시킨다』는 견해를 갖고 있으며, 백인아내를 둔 사실 등 때문에 많은 흑인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워싱턴=C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