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들을 생생하게 가시화시켜 직접적으로 재현하는데는 밀랍인형보다 더 좋은 소재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밀랍인형」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무척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유럽이나 미국, 일본등지에서는 이미 널리 보급되어 문화학습매체로 정착되어가고 있는 실정이지요』
지난 87년 독립기념관 개관당시 상해임시정부 각료들을 비롯, 일제시대 우리나라 역사의 한장면을 밀랍인형으로 제작,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던 김성옥씨(도비아·서울 한강본당).
연극배우·TV탤런트로 우리들에게 더 잘 알려진 김씨가 최근에는 서울 장위동 드림랜드에 「사라밀람관」을 개설, 밀랍인형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에 개관한 사라밀랍관에는 일제시대 의병들이 일본경찰에게 무참히 학살당하는 모습 등 역사적인 소재는 물론 어린왕자·백설공주·피터팬 등 어린이들의 꿈과 상상력을 키워줄 동화주인공들을 비롯, 「노틀담의곱추」TV드라마「전원일기」등 이색적인 장면들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윈스턴 처칠·아브라함 링컨·김구선생 등 국내외 역사적인 인물들이 있는가하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있다.
『교황님은 아직 현존하는 인물이지만 우리 신앙인들은 물론 전세계인들의 정신적 지도자로 인식되고 있는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그분의 인자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드리고 싶었지요』
약 3개월에 걸친 꼼꼼한 작업끝에 완성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상은 이곳을 찾는 많은 비신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한 김씨는 『앞으로 절두산성당 박물관 등 교회박물관이나 기념관이 설립되면 우리나라 순교성인들의 모습들도 생산하게 재현시켜 신자들의 교회사공부에 보탬이 되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연극계에 투신, 20여년간을 배우로 활약했던 그가 밀랍인형 제작에 몰두하게 된 것은 남다른 계기가 있었다고 전한다.
80년무렵 잠시 연극계를 떠나 영국에 체류하고 있을 때 그는 런던의 「마담 투소」 밀랍관에 자주 들르곤 했다.
『문자매체나 그림으로서는 도저히 묘사할 수 없는 어떤 역사적 사건들을 그곳에서 접하게 되었지요. 「마담투소」의 밀랍인형들을 보노라면 연극의 정지된 한 장면이나 역사의 한장면을 직접 목격하는 것 같았어요』라며 당시의 감동을 회고하는 김씨는 『우리나라에도 재현시켜야 할 역사적 사건들이 너무 많다』며 『이러한 아름다운 역사를 후세들에게 꼭전하고 싶어 귀국후 사라문화사(김씨가 운영하고 있는 밀랍인형 제작소)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1935년 목포에서 출생한 김씨는 독실한 신자인 부친 김금용씨(가이오)덕분에 어린시절 대부분을 성당에서 보냈다며 그때의 기억들이 지금까지 살아오는데 항상 인생의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고 말했다.
몇년전부터「라자로돕기회」운영위원으로 활약하며 교회내 불우이웃돕기에도 앞장서오고 있는 김씨는 『앞으로 교회의 문화사업분야에 좀더 심혈을 기울여보고 싶다』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계획을 털어놓았다. 중견 연극인 손숙(헬레나·44세)씨와는 함께 생활하며 신앙인의 함께 생활하며 신앙인의 길을 걷는 동반자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