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둥글게, 행복을 빚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기만 하여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절인 추석 한가위.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 한가위는 1년 중 먹거리가 가장 풍성한 때다. 먹거리 중에서도 ‘추석 상차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바로 송편일 것이다. 온가족이 둘러앉아 송편을 빚던 일이 잊힌 과거의 추억이 돼 가고 있는 지금, 본지 ‘생명밥상’ 코너를 연재하고 있는 요리연구가 김정현(노엘라·‘온유당’ 마음을 담은 식탁 운영 중, 카카오스토리 story.kakao.com/5newdang)씨에게서 송편과 식혜로 추석 다과상 차리는 법을 지면으로 배우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정현 연구가는 “유다인들에게 구원과 해방의 축제인 파스카 축제가 있었듯이, 우리에게는 추석이 축제의 한마당이다”라며 “흥겨운 잔치와 축제에는 음식이 빠질 수 없는 만큼, 음식 준비과정 또한 축제처럼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에는 스트레스 쌓이는 얘기들 대신 가족이 함께 주모경을 바치며 송편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힘이 좋은 남편은 떡반죽을 치대고, 아이들은 모양 틀로 예쁜 송편 장식을 찍는 등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맡아 공동으로 만든 송편은 이 세상 어디에서도 살 수 없는 가장 귀한 떡이 될 것이다.■ 오색깨송편 만들기
[재료] 송편 반죽 – 멥쌀가루, 소금, 물, 쑥, 홍미가루, 단호박, 백년초가루 등 송편 소 - 볶은 깨 150g, 황설탕 3큰술, 꿀 약간, 계피가루 약간 ▶ 만드는 법 흰색은 쌀가루, 살구색은 백년초가루, 붉은색은 홍미가루, 노란색은 단호박, 녹색은 쑥가루로 색을 냈다. 단호박을 쪄서 으깨 색을 내는 것이 번거롭다면 치자가루를 넣어도 노란색을 낼 수 있다. 송편은 반드시 젖은 쌀가루, 즉 물에 불린 쌀을 간 가루로 빚어야 한다. 가정에서 쌀을 불린 후 분쇄기 등으로 갈거나, 불린 쌀을 방앗간으로 가져가면 가루로 빻아 준다. 아니면 명절 즈음해 방앗간에서 송편용 습식 쌀가루를 사면 된다. ◆ 반죽하기 1. 쌀은 깨끗이 씻어 일어 2시간 이상 불린 후 물기를 빼고 약간의 소금을 넣어 곱게 빻아 사용한다. 멥쌀가루 2컵(1컵=200cc)에 끓는 물 4큰술을 넣어 익반죽 한다. 2. 쑥송편을 할 가루는 불린 쌀에 분량(알맞은 양)의 소금과 물기를 제거한 데친 쑥을 넣어 빻아 사용한다. 멥쌀가루 2컵 기준, 데친 쑥 20g을 넣으면 된다. 3. 단호박송편은 빻은 멥쌀가루에 삶은 단호박을 체에 걸러 넣어 끓는 물을 나누어 넣어가며 치대어 반죽한다. 멥쌀가루 2컵에 삶은 단호박 100g이 필요하다. 4. 붉은 송편도 빻은 멥쌀가루에 홍미가루를 섞어 끓는 물을 나누어 넣으며 치대어 반죽한다. 홍미가루는 멥쌀가루 2컵에 1작은술이 기본이며, 원하는 색의 농도에 따라 양을 가감한다. ◆ 소 만들기 볶은 깨를 절구에 넣어 갈아 그릇에 넣고 황설탕, 꿀, 계피가루를 넣어 반죽해 소를 만든다. 송편 소는 거피(껍질을 벗긴) 녹두, 거피 팥, 콩, 밤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 수 있다. 녹두소의 경우, 녹두를 충분히 불려 껍질을 벗기고 물기를 빼고 찜통에 면보를 깔고 무르게 찐다. 익은 녹두는 그릇에 붓고 소금 간을 해 방망이로 으깬 다음 체에 내려 고물을 만든다. 고물에 계피가루, 꿀을 넣어 반죽하면 거피녹두소가 완성된다.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