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 ‘문제아’ 낙인보다 관심과 보호 필요” 상담·직업체험·취업 프로그램 등 학교 밖 청소년 위해 ‘고군분투’ 상담원의 지속적인 역할 필수지만 전문 인력·예산 지원 부족한 현실 사회적 시선 곱지 않은데다 각종 혜택·보호의 사각지대 놓여 범죄·폭력 등 위험에 더 많이 노출 교회가 먼저 나서서 보듬어줘야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공이다.’ 많은 단체들이 인용하고 있는 슬로건이다. 실제로 청소년들을 위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져 좋은 제도들이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학교를 벗어난 청소년들은 제도 밖으로 내몰려 일찍 어른이 돼야만 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피해자로서, 가해자로서 청소년 성범죄나 폭행 사건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청소년들에게는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청소년 주일(5월 31일)을 맞아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학교 밖 청소년’에게 시선을 맞춰 본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시설 중 가장 인지도가 높고 이용을 많이 하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를 통해 실상을 살펴 본다. 강원도청의 위탁을 받아 춘천교구 소속으로 살레시오회가 운영하는 강원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센터장 라형규 신부, 이하 센터)를 5월 22일 찾았다. 그곳에서 일하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상담원과 동행하며 학교 밖 청소년의 지원 현실을 들여다 본다. ■ 학교 밖 청소년과 상담원 “수험표랑 신분증 꼭 가지고 들어가고…. 화이팅!” 센터 권지영(올리바·33) 상담원은 검정고시를 하루 앞둔 학교 밖 청소년 김군(18)에게 수험표와 신분증, 볼펜, 마스크, 도시락 등을 챙겨주며 격려와 응원의 말을 건넸다. 검정고시 전날이면 센터에 모두 모여 필요한 물품을 받아가고 서로 응원해 주는 시간을 갖지만,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상담원이 해당 청소년들의 집을 직접 방문해 전달했다. “여기 적힌 과목은 다 보고 시험 끝날 때까지 꼭 자리 지켜야 돼!” 권 상담원은 기본적인 내용을 재차 설명하며 꼼꼼하게 챙겼다. 물품 전달에 동반한 강민구(프란치스코·32) 상담원은 “청소년인데 이렇게까지 챙겨줘야 될까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학교 밖 청소년의 상당수가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만 돌봄이 소홀해도 쉽게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상담원들은 이날 아침부터 검정고시를 앞둔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일일이 전화하며 상황을 체크하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연락이 닿지 않아 애를 태우며 수십 통의 전화를 걸기도 했다. “학교 밖 청소년 상담원이란 직업이 그래요.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업무적·감정적 소진이 크죠. 하지만 아이들이 자그마한 일이라도 책임감 있게 해 내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또 나중에 자리 잡고 연락 오는 경우도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