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교황은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을 기념해 5월 16일부터 24일을 ‘찬미받으소서 주간’으로 정하고 “지금의 생태 위기에 응답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윽고 내년 5월 24일까지를 찬미받으소서 특별 기념의 해로 정하고 “이 특별 기념의 해와 그 다음 10년이 참으로 은총의 시간, 곧 지구와 인류와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을 위한 참된 때를 경험하는 ‘희년’의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시대의 「찬미받으소서」는 어느 때보다 호소력있게 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생태적 회개’를 당부했다. 그는 “우리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모범을 기억하며 피조물과 맺는 건전한 관계가 인간의 온전한 회개의 한 차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검소함’을 강조하며 “그리스도교 영성은 절제를 통해 성숙해지고 적은 것으로도 행복해지는 능력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플라스틱이나 종이의 사용을 삼가고, 물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적당히 먹을 만큼만 요리하고, 생명체를 사랑으로 돌보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승용차 함께 타기를 실천하는 등 작은 일상적 행동으로 피조물 보호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참으로 고결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예수회 조현철 신부는 “코로나19의 원인이 생태계 파괴와 밀접하게 연관됐음이 드러난 가운데 우리는 삶과 사회가 근원적으로 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찬미받으소서의 메시지를 기억하며 우리는 이제 절약과 검소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교회 생태환경 운동의 현재와 미래
1990년 1월 1일 세계 평화의 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창조주 하느님과 함께하는 평화, 모든 피조물과 함께 하는 평화’라는 주제의 담화문을 통해 세계 평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태학적 각성’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를 계기로 주교회의는 본당 사목뿐만 아니라 신자 개인의 차원에서 환경운동을 실천할 것을 당부했고 2000년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출범에 힘을 실었다. 교회의 생태환경 운동이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형태로 발전된 것은 2015년 생태회칙 「찬미받으소서」가 반포되면서다. 1992년 교회 내 환경문제 연구모임으로 시작했던 ‘하늘땅물벗’은 「찬미받으소서」 반포를 계기로 생태 사도직 단체로 2016년 10월 출범하게 된다.
교회의 생태환경 운동에서 주목할 점은 성당 안에 머무르지 않고, 세상 밖으로 나와 실천해야 함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서울대교구는 생태사도직 활동가를 양성하는 생태영성학교, 즐거운 지구 살리기 운동을 비롯해 교회 내 환경 단체들과 연대한 가톨릭기후행동을 결성, 환경문제과 관련된 각종 현안에 참여하고 있다.
인천교구는 인천 수도권 매립지, 자원순환센터 등 환경기반시설들을 방문해 환경보호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제주교구는 틀낭학교를 통해 제주의 생태환경 내용을 공유하고 현장학습을 진행한다. 대전과 의정부 교구도 의미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재생에너지 보급확대를 위해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을 설립한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갈마동 성당에 불휘 햇빛 1호 발전소를 짓고 창조질서 보존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화석연료를 줄일 수 있는 대안기술 공유 워크숍을 2018년부터 시작한 의정부교구 환경농촌사목위원회는 대안기술을 접목해 구들, 난로, 가마솥을 만들면서 지속가능한 삶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이 워크숍은 비신자들도 참여할 수 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보다 많은 신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계와 기후회복을 위한 탄소 제로’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쓰레기 제로, 종이 금식 등 지구를 지키는 9가지 방법을 실천하고 SNS에서 인증사진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홍보 동영상 제작 및 경기도 기후위기 비상선언 청원 서명 운동 등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일상과 사회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시기, 교회의 생태환경 운동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백종연 신부는 “코로나19를 통해 우리는 환경파괴가 우리의 일상의 파괴와 연결된다는 것을 체감했다”며 “사회구조 전반에 관한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코로나19 사태보다 더욱 어려운 사태를 겪게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창조질서 파괴에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알리고 의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더욱 열심히 환경단체와 연대하고 이런 목소리가 계속 들릴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