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敎皇(교황)의 訓示(훈시) 要旨(요지)

입력일 2023-09-18 15:19:32 수정일 2023-09-20 10:24:29 발행일 1968-10-27 제 641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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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시복식이 거행된 6일 교황 바오로 6세는 삼종기도 바치기 전에 아래와 같은 요지 훈시를 했다.

오늘 아침 우리들은 1세기전 한국에서 혹독한 고문 끝에 순교한 시메온 주교를 비롯한 7명의 佛人 성직자와 불굴의 용기로 무구한 신앙의 증인이 된 한국신자 17명의 시복을 「로마」와 온 세계에 알리는 독특하고 낭낭한 「성베드로 대성전」의 종소리를 들었다.

그들의 피는 사회가 항상 그리스도의 이름을 박해했으나 항상 진리와 생명의 신비속에 승리한 교회역사의 새로운 한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들 영웅들은 비록 時空을 넘어 존재하나 교회의 참다운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일치하고 있어 여기서도 그리스도는 그자신의 교회안에 사도들 무덤위에 볼 수 있는 기초와 고동하는 사랑을 놓아 주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무상으로 받은 우리의 운명을 「나라의 자식들」(마테오 8장 12)로서 의식하고 있는지, 신앙과 「그 이름 때문에」(同10장22) 세계복음화의 꿈을 위해 때로 만나는 괴로움을 참아 받아야 한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는지, 그리하여 마침내 결정적인 한 십자가를 만났을 때도 지상의 일시적 가치나 우리의 현존보다, 절대적인 신앙의 가치와 영원한 생명의 전조를 더 기쁘게 받아들일 각오가 돼있는지를 생각케 된다. 그리스도교는 강한 사람 즉 신앙 속에서 빛과 활력을 찾아 발견한 사람들 때문에 이룩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들은 아무런 모험도 희생도 십자가도 지지 않고 부끄럽게도 우리 편의·나약·습성에 따라 행동하고 있지 않는가.

어제뿐 아니라 오늘도 순교자의 모범은 우리들을 고무하고, 그리스도를 향한 개적이고 생생한 사랑인 헤아릴 수 없는 강인함의 은밀한 샘으로 우리들을 인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