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양성에 있어서 가정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최우선적이고 중요한 양성은 가정에서 먼저 이뤄지고 부모와 조부모가 사용하는 신앙 언어에서 첫 신앙 고백을 배우게 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종합 보고서」는 신학생 양성 이외 분야에서도 공동책임성과 경청, 식별,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 공동의 집 지구를 보호하는 노력을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요청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부산교구 담당 노우재 신부(미카엘·서동본당 주임)는 “「종합 보고서」가 양성에 대한 장에서 ‘회심’(Conversion)을 요청하고, 하느님 백성 모두가 양성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대목은 교회의 권위주의와 성직주의, 관료주의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방향을 알려 준다”고 말했다.
■ 경청·동반하는 교회 되려면
「종합 보고서」는 교회 내 논쟁들(Controversial Matters)을 어떻게 바라보고 응답해야 하는지에 대해 ‘사랑과 진리’(Love and Truth)라는 두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에 언급된 성소수자 문제도 「종합 보고서」의 ‘논쟁들’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논쟁에 관계된 이들을 사랑으로 대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시노드적인 교회의 자세이지만, 교회가 따라야 하는 진리 역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대의원들의 요청이었다.
「종합 보고서」는 “결혼상의 지위(Marriage Status), 성 정체성(Identity or Sexuality) 등을 이유로 교회로부터 배제되거나 소외된 이들은 교회가 자신들의 목소리를 듣고 동반하기를 요청하고 있다”며 “지속되는 논쟁들에 대해 숙고의 시간을 가지면서 교회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종합 보고서」는 이번 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지역교회 단계에 참석한 신자들, 특히 평소에 교회에서나 사회에서 소외를 경험했던 이들은 자신들의 말이 깊이 경청되는 체험을 하며 놀라는 한편 인간으로서 존엄성에 대한 확신과 인식을 갖게 됐음을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종합 보고서」는 이번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이전 주교시노드와 차별화되는 점을 ‘이벤트에서 과정으로’(From an Event to a Process) 변화됐다고 강조했다.
‘함께 걷기’(Walking Together)라는 시노드 본래의 의미에 비춰 볼 때, 이전 주교시노드는 주로 주교들이 참여하며 교회의 관심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주교들만을 위한 이벤트였지만 이번 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사상 최초로 여성과 평신도 대의원들까지 참여함으로써 시노드 본질을 구현한 논의 과정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종합 보고서」는 “시노드 과정(The Synodal Process)은 우리를 고무시키는 은총의 시간이었고 지금도 은총의 시간이 되고 있다”며 “하느님께서는 교회의 선교적 삶과 사명을 이끌 수 있는 시노드적인 새로운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고 이번 주교시노드를 평가하고 있다.
「종합 보고서」는 시노드적인 교회 실현을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 기기들을 복음선포에 선용할 것과 각국 주교회의 간의 교류, 대륙별 교회 모임 개최 등도 제안하고 있다.
노우재 신부는 “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가장 중요하게 시사하는 점은 단순히 하루나 며칠 동안이 아니라 25일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추기경, 주교, 사제, 평신도가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대화하는 문화를 만든 것”이라며 “한국교회도 준비과정을 거쳐 전국 교구에서 100명 정도가 참여해 권력관계와 격의 없이 함께 앉아 교회의 미래상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