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행복한 신앙인이 되는 비결은?
“어느새 일 년이 가고, 어느새 인생의 시계가 황혼을 향해 움직일 때 정말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정말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 누군가를 받아들이고, 또 누군가를 토닥거리며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마음 졸이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 사랑할 수 있는 날이 내겐 정말 얼마나 남았을까?”(김재진 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 함께 있지만 외로운 사람들 “아침엔 우유 한 잔 점심엔 패스트 푸드, 쫓기는 사람처럼 시계 바늘 보면서 … 모두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손을 내밀어 악수하지만 가슴 속에는 모두 다른 마음 각자 걸어가고 있는 거야. 아무런 말없이 어디로 가는가 함께 있지만 외로운 사람들.” 1992년 발표된 고(故) 신해철의 ‘도시인’이라는 노래입니다. 30년이 지났지만 오늘을 정확하게 예견했습니다. 편리해지고 풍요로워진 세상임에도 늘 분주하고 외로우며 행복은 요원합니다. 왜 그럴까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보편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세상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정작 우리는 가족과 친구, 공동체, 영성과 신앙, 봉사와 나눔, 서로 돌보고 사랑하는 것과 같은 중요한 가치를 놓치고 살기 때문이며 또한 발달된 현대사회의 문명만으로는 인간의 행복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건강한 신앙인이 되는 비결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복음을 선포하려면 길거리에 서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시며(2023년 11월 29일 수요 일반알현 교리교육)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을 강조하셨습니다. 그 역할이란 무엇입니까? 하느님 자녀들은 이웃들이 살고 있는 곳, 그들이 고통받고 일하고 공부하고 생각하는 공간을 자주 찾아가야 하며, 만남과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이는 건강하고 행복한 신앙인이 되라는 초대입니다. 그래야만 우리와 만나는 이웃들이 하느님, 행복과 영성을 만나고 느낄 테니까요. 그런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왕도란 없습니다. 미사와 전례, 하느님 말씀을 가까이 하고, 기도와 성찰, 침묵과 애덕을 실행하는 것이 그 방법이겠지요.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영적 가치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 영성을 위한 노력 사회와 세상에는 항상 갈등과 어려움이 존재하고 그 해결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협력이 요청됩니다. 그 도상에서 기도와 영성은 우리에게 많은 힘을 줍니다. 그래서 분주한 일들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어 기도하고 영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 하느님 말씀과 영성이야말로 우리의 마음을 보듬고 용서와 화해를 통해 병든 세상을 치유하며 하느님 계획을 실현하는 근원적인 힘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우리의 삶을 회복시키고 사랑이 얼마나 좋은지를 깨닫게 하고 실천하게 합니다. 우리에게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요? 가장 놀라운 지혜는 하느님을 경외하고 악을 피하는 것임을 내다본 구약 욥기의 예언처럼(욥 28,28 참조) 우리는 가장 좋은 것을 얻기 위해 신앙 안에서 깨어 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교의 계시는 인간과 인류의 신원과 소명과 궁극적 운명에 새로운 빛을 비추어 준다. … 인간의 활동은, 그 목적이 인간의 온전한 품위와 소명을 증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며, 민족과 국가의 연대를 통한 만남을 촉진하는 것일 때, 언제나 당신 자녀들에 대한 사랑과 섭리를 보여 주시는 하느님의 계획에 부합하는 것이다.”(「간추린 사회교리」 35항)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