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 8년째 교구 소속 ‘가톨릭생명사랑청년모임’이라는 단체에 몸을 담고 활동을 하고 있다.
‘가톨릭생명사랑청년모임’은 청년들이 스스로 생명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생명수호운동에 함께하는 취지로 모인 모임이다.
교구에서 발간한 생명에 관한 교황님의 말씀이 담긴 회칙이나, 가톨릭 서적을 같이 읽고, 영적 지도 신부님과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모여 함께 생각을 나누고 토론하는 자리다.
2023년이 거의 끝나가는 어느 날,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이루니(카리타스) 자매님께 연락이 왔다.
가톨릭신문에서 ‘신앙에세이’를 쓸 청년 추천을 해달라고 연락이 왔다는 내용이었다. 카리타스 자매님은 평소 신앙 활동을 열심히 하는 나에게 ‘신앙에세이’를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어왔다.
연락을 받은 직후 문득 예전에 본 영화 ‘핵소 고지’의 한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영화 후반부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주인공이 전쟁터에서 자신이 후송한 전우가 사망하는 걸 보고 비탄에 잠겨 있다가 “주님, 저에게 뭘 원하시는 건가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제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요…”라고 홀로 말한다. 그때 전장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살려줘!” 다른 병사들은 모두 후퇴했지만, 아직 전장에 남아있는 병사들이 있다. 그 목소리를 들은 주인공이 “… 알겠습니다”라고 나지막이 말하며 다시 한번 전장으로 전우를 구하러 향하는 장면이다.
주인공이 기다리던 주님의 지시가 전우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연출, 조금은 맥락이 다르지만 카리타스 자매님이 나에게 ‘신앙에세이’를 부탁하려 한 연락도 주님께서 내게 내린 지시가 아닐까 생각하며 흔쾌히 수락했다. 처음엔 막막했다. 5주 동안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까? 신앙적으로 무언가 느낀 이야기? 신앙심 가득 담긴 이야기? 며칠에 걸친 고민 끝에 내가 가톨릭신자가 된 이야기부터 시작하게 됐다.
24줄 정도의 분량을 완성하고 첫 원고를 담당 기자님께 보내고 난 뒤, 앞으로 남은 4회 분량의 원고 주제를 정하고 차근차근 다음 원고를 준비해 나갔다. 완성된 원고를 아내에게 먼저 보여주고 첨삭도 받으며 마지막 5주차 원고인 이 글을 써 나가고 있다. ‘신앙에세이’를 준비하며 지금까지 살아온 신자로서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5주 동안의 ‘신앙에세이’를 마무리하며, 다음에 ‘신앙에세이’를 쓰게 될 신자분을 위해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