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 안중근연구소, 학술대회 통해 「동양평화론」 중요성 강조
안중근 의사(토마스·1879~1910)의 시복시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수원교구 안법고등학교 교장 최인각(바오로) 신부는 “안중근 의사에게서 ‘낙관적 휴머니즘’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낙관적 휴머니즘이란 성 요한 보스코(John Bosco·1818~1888)의 휴머니즘을 해석할 때 언급하는 요소로, 세상과 사람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로 보고, 세상과 사람이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 인해 구원받아 최종적으로 하느님 나라에서 완성된다고 확신하는 사상을 말한다.
최 신부의 이 같은 의견은 대구가톨릭대학교 안중근연구소(소장 김효신 체칠리아)가 안중근의사기념관(관장 유영렬)과 공동으로 11월 1일 교내 산학협력관에서 개최한 제9회 학술대회 중 제기됐다.
‘안중근 의사와 휴머니즘’을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최 신부는 낙관적 휴머니즘이 “안 의사의 영웅적 덕행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인간과 가족, 국가와 세계, 특별히 「동양평화론」의 측면에서 그의 휴머니즘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양평화론」은 안 의사가 동양평화 실현을 위해 1910년 3월 옥중에서 쓴 미완성 논책이다. 최 신부는 “「동양평화론」은 그리스도교 입장에서도 가치가 매우 크다”며 “평화를 지켜내는 것은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를 지켜내는 더없이 귀한 신앙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신부의 기조강연에 이어 오영섭 명지대 디지털 아카이빙연구소 연구교수가 ‘안중근 재판의 변호 문제’,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송창현(미카엘) 신부가 ‘동양평화론 비평적 읽기’, 안중근연구소 박경수 연구원이 ‘하얼빈 의거 후 안중근 의사의 남겨진 가족들’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토론은 대구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 전헌호(실베스테르) 신부와 신창석(토마스 아퀴나스) 교수, 안중근연구소 조순 선임연구원이 맡았다.
송창현 신부는 2019년 독도글두레가 펴낸 「동양평화론」의 비판정본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송 신부는 “이 책은 안중근 연구의 1차 사료에 대한 최초의 비판정본이라는 학문적 가치가 있다”면서도 “해제의 작성자는 안중근이 쓰지 못한 부분을 다른 여러 자료들을 사용해 추정해보려 한다”는 점을 말했다. 이에 대해 송 신부는 “역사의 공백을 가정과 추측에 기초한 과도한 상상력으로 채운다면, 그것은 더 이상 학문적 비평 작업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