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톨릭의사협회 총회 및 국제학술대회 한국가톨릭의사협회 주관 16개국 300여명 참가
아시아 가톨릭 의료인들에게 영성을 바탕으로 공동 지향을 추구해달라는 권고가 선포됐다.
한국가톨릭의사협회(회장 윤승규 스테파노, 지도 김평만 유스티노 신부)가 주관하는 ‘제18차 아시아가톨릭의사협회 학술대회 및 총회’가 ‘선한 사마리아인,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를 주제로 11월 7일부터 10일까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개최됐다. 행사에는 사전 등록 기준 총 16개국 280여 명의 의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10일 권고문 선포식에서 “하나의 공동체가 유지되고 힘을 발휘하기 위해 아시아 의료인들이 같은 뜻을 가지고 공동 지향을 추구해달라”며 “이를 위해 의학지식과 기술 공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마련과 공동 연구 진행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 대주교는 “또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을 찾아가 돕는 것이 바람직한 지향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의학적 지향들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영성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폐막 미사를 주례한 정 대주교는 강론에서 약자의 생명권을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생애 말기에 있는 환자나 태아, 수정된 배아 등에 대해서도 경제성과 효율성을 떠나 존중하는 것이 선한 사마리아인의 모범”이라며 “과학 기술 발전에서 오는 가치관의 혼란과 의료 불평등의 해결을 위해 서로 연대하는 생명의 파수꾼이 돼달라”고 덧붙였다.
윤승규 조직위원장은 환송사에서 “며칠 동안 우리는 다양한 과제를 탐구하고 발전을 공유했으며, 윤리적 논의부터 새로운 의학적 통찰력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전역의 공동체로서의 유대감을 강화했다”며 “모든 세션에서 환자에 대한 존엄성과 연민을 지키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 및 총회의 세션은 ▲뇌사와 장기기증 ▲번아웃 ▲특강 ▲무상 의료 서비스 ▲말기 암 환자 ▲출생 ▲치료의 맺음 ▲중독 ▲감염병 ▲아시아 가톨릭 의료인의 협력과 미래 ▲AFCMA의 발전과 사명 등 총 11가지로 구성됐다.
그중 8일 열린 세 번째 ‘무료 의료 서비스’에 대한 세션에서 요셉의원 고영초(가시미로) 병원장은 ‘요셉의원 설립자 선우경식 박사의 영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고 병원장은 “1987년 요셉의원을 설립한 선우경식 박사는 불우한 이웃들에게 전인적 치료를 제공한 모범적 ‘선한 사마리아인’이었다”며 “선우 박사는 의학적 치료를 넘어서는 것을 베풀었고, 가난한 환자를 통해 그리스도를 만났다”고 밝혔다.
또한 행사는 코로나19 이후 처음 대면으로 열린 만큼 감염병에 대해서도 다뤘다. 9일 이루어진 아홉 번째 세션 ‘감염병에 있어서 가톨릭 의사의 역할’에서 가고시마대학병원 고토 마사미치 교수는 코로나19 시기에 대해 “우리는 사제와 신자들에게 교회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에 대해 조언해야 했다”며 “약 200명의 회원이 등록된 일본가톨릭의사협회 메일링을 통해 초기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행사는 특히 코로나19를 벗어나 아시아 가톨릭 의료인이 대면으로 함께 어울리는 장이 됐다. 셋째 날 오후에는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에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까지 외국인 방문자들과 함께하는 성지순례가 진행되기도 했다.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