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신앙에세이] 희망의 어머니

박효주
입력일 2025-01-03 16:36:33 수정일 2025-01-06 11:55:05 발행일 2025-01-12 제 342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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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봉헌한 모든 것을 담아두어 적절히 안배해주시는 신비로운 그릇, 엄마로서 무엇하나 허투루 보지 않으신다는 그분의 자비하심을 표현한 지극한 사랑의 그릇,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인자하신 존경하올 그릇, 마리아 사제운동 체나콜로를 하게 되면서 항상 마음에 새기며 떠올리는 성모님의 호칭들이다.

성모님께서는 사랑하는 자녀들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시는 열일하시는 엄마다. 성모님의 구원계획에 일조하는 자녀들의 기도를 귀담아들어 주시는 엄마. 그리스도께로 가는 길을 성모님께 가까이 가는 길임을 알고, 성모님의 전구와 중개로 봉헌의 삶을 살아가는 자녀들을 지극히 사랑하시는 엄마. 난 엄마의 품에 폭 안겨있는 아이가 된다.

성모님의 원의와 나의 지향이 일치하길 바라셨고, 그 방법이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섬세하게 알려주셨다. 내 삶을 돌아보게 하셨고, 하느님의 벗이 되기 위해서는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지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며, 하느님 외의 것에 집착을 버림으로써 진정한 자유를 느끼게 되었다.

코로나19 시기에 삶의 중심이 흔들리던 나를 마리아 사제운동 체나콜로 정신으로 기도하는 가정과 만나게 해주셨다. 꾸준히 기도하며 아이들을 성장시키던 가정이다. 묵주기도로 자녀들과 함께 기도드리는 가정들, 체나콜로 정신으로 기도하는 공동체를 만나면서 우리 가정을 성모님께서 이끌어주심을 알았고, 그때 만나게 해준 협력자와 가정들이 신앙의 힘이 되었다. 여전히 우리는 함께하고 있고, 성모님께서는 봉헌된 아이들을 양육하시고, 체나콜로 안에서 함께 성장하길 바라신다. 신앙이 삶이 되는 아이들이 빛난다. 얼마나 사랑스러우실까?

순수한 사랑의 동기로 시작한 기도, 생활 속 신앙의 실천들 중재기도, 함께 겸손한 마음으로 바치는 묵주 기도들이 성모님의 전구로 얼마나 큰 영광으로 돌아오는지 알게 되었다.

누군가의 순수한 기도가 한 영혼을 살리는 기적이 일어나고, 간절한 기도의 힘은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기도 한다. 악의 세력으로부터 보호받는 은총을 누리며 성모님 보호 아래 안전하게 살아간다. 성모님께서는 본인의 사업에 동참하고자 하는 순수한 영혼들의 기도를 기꺼이 들어주신다. 마음속 깊은 바람, 스쳐 보내는 작은 생각까지도 이루어 주시는 성모님이 나는 아직도 매 순간 놀랍다!

체나콜로의 정신의 힘! 침묵, 기도, 고통으로 자신의 봉헌을 날마다 삶에 옮기고자 노력하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마리아 사제운동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 노력의 정도에 따라 실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모님께서는 티 없으신 성모 성심에 봉헌한 우리가 구원을 얻기 위해 걸어가야 할 길을 엄마로서 거듭거듭 알려주시는 분이시다. 하늘의 문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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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김주연 마르첼라(수원교구 제1대리구 성복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