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익숙해서 몰랐던 우리 성당 빛나는 모습에 감동했어요”

박주현
입력일 2025-04-22 09:55:52 수정일 2025-04-22 10:11:40 발행일 2025-04-27 제 3439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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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부천 중3동본당, 설립 30주년 기념 특별기획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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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인천교구 부천 중3동성당 1층 복도에서 김용임 사진작가(맨 왼쪽)가 본당 신자들에게 자신의 사진 작품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박주현 기자

“눈여겨보지 못했던 우리 성당의 ‘빛나는’ 모습에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 곳곳에, 손수 빚은 십자가를 건다는 건 얼마나 뜻깊은지요!”

4월 16일 인천교구 부천 중3동성당(주임 김영욱 요셉 신부) 1층에서 본당 설립 30주년 기념 특별기획 전시회가 열렸다. 스테인드글라스가 빛을 머금어 만든 형형색색의 사진 작품은 복도에, 본당 신자들이 직접 빚어 구워낸 각양각색의 십자가는 카페에 전시됐다.

강은주(실비아) 씨는 미사 후 작품들을 감상하며 “긴 세월 성당을 가꿔 온 교우들 또한 얼마나 빛나고 다채로우며 아름다운 사람들인지 보인다”며 환하게 웃었다.

교구가톨릭사진가회 회장인 김용임(크리스티나) 작가 초대전과 본당 신자들의 도자기 십자가 전시회로 이뤄진 이번 특별기획 전시는 4월 13일부터 27일까지 열렸다. 신자들은 신앙생활을 통해 친교해 온 성당의 숨은 아름다움을 전하고, 그 공간을 수놓고자 공들여 만든 예술 작품을 통해 공간과 공동체를 향한 애정을 재발견했다.

대성당 양쪽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알록달록한 광선이 장의자에 드리운 광채(光彩), 초봄과 늦봄 햇빛에 따라 사뭇 다르게 보이는 성모상. 사진전은 빛으로 채워진 성당의 이미지를 통해 신자들에게 영원을 사색하도록 이끈다. 김 작가는 “지난 세월에 깃든 하느님 자비를 체험하고, 미래는 그분 섭리에 맡기며, 현재는 당신이 늘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깊은 믿음을 고백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3월 닷새간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도자기 십자가 제작 과정에는 초·중·고등부 청소년 등 여러 세대가 동참했다. 팀을 이뤄 십자가를 디자인하고 반죽·조형·채색하는 창작 과정을 거쳤다. 십자가는 초등부 교리실, 레지오 회합실 등의 공간에 맞게 서로 다른 형태와 질감으로 빚어졌다. 단순한 도예품이 아니라 성당을 향한 ‘애착’을 담은 상징물이다.

제작 과정에 함께한 전문 도예가 이정현(엘리사벳·통합예술나눔터 활동가) 씨는 “흙을 만지는 시간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순 묵상도 담겼지만 그에 더해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신앙과 예술의 장으로 뜻깊다”고 전했다.

김영욱 신부는 “빛은 익숙한 것도 새롭게 보이게 하는 진리의 파동이고 흙은 질박하지만 단단하게 이웃과 뭉치는 겸손한 물질”이라며 “특별기획 전시가 교우들이 빛과 흙처럼 앞으로도 아름답게, 다정하게 뭉치는 추억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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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임 사진작가의 작품 <성당 우측 창>. 인천교구 부천 중3동성당 대성당 오른쪽 스테인드글라스와, 그곳을 통과한 빛줄기가 장의자마다 드리운 광채가 담겼다. 김용임 사진작가 제공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