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의 7배 탄소 배출하는 승용차 과일상자 기준 과대 포장 줄이면 연간 6632톤 온실가스 감축 효과 우리농산물로 차린 생명 밥상으로 농민에게도 보탬되어 기쁨 두 배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을 통해 “우리는 우리 하느님 아버지의 도구가 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지구가 하느님께서 창조하실 때 바라신 그대로 존재하고 평화와 아름다움과 충만함을 위한 당신의 계획에 맞갖은 것이 되게 해야 합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공동의 집 ‘지구’를 평화롭게 유지하는 것. 그것이 그리스도인 실천해야 할 핵심이다. 가족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희망찬 계획을 세우는 설에 지구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실천으로 더욱 의미있게 한해를 시작하면 어떨까.
■ 저탄소 명절 보내기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인 만큼 설에는 맛있는 음식들이 빠지지 않는다. 아울러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의미 있는 선물도 양손 가득 준비한다. 음식과 선물 준비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환경을 보호하며 명절을 보낼 수 있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백종연 신부)와 평신도 생태 사도직단체 하늘땅물벗은 지구의 온도를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서 명절을 보낼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우선 고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대중교통 이용하기를 추천한다. 승용차는 평균 1인, 1㎞당 0.19㎏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버스 0.028㎏, 기차 0.020㎏의 7~10배에 달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교통난을 해소하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부득이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친환경으로 운전할 수 있는 방법도 공유한다. 급제동이나 급출발하지 않는 친환경 운전을 비롯해 같은 방향으로 가는 친지와 합승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설 선물 포장은 최대한 줄인다. 골판지 과일상자 기준으로, 과대 포장을 줄이면 연간 6632톤의 온실가스 배출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약 100만 그루에서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비슷하다. 따라서 이번 설에는 과도한 포장을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 사용을 추천한다. 다양한 음식을 준비해 가족과 함께 먹는 것도 익숙한 명절 풍경이다. 환경을 생각하며 먹을 만큼 적당히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몸보다 마음이 풍성한 명절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20% 줄이면 연간 2만7400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환경부의 발표에서도 알 수 있듯, 음식물 쓰레기는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꼽힌다. 따라서 이번 설에는 지나치지 않게 음식을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이 밖에 난방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내복이나 스웨터 등의 의류 착용하기, 안 쓰는 전기 플러그 뽑기 등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실천한다면 하느님이 창조하신 공동의 집을 평화롭게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백종연 신부는 “기후변화에 대한 피해가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 만큼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설 명절에 기후위기에 대한 생각들을 공유하고 이와 관련된 덕담을 나눠보는 것도 좋겠다”며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 혹은 생태계 보호에 지향을 두고 기도하는 것도 신앙인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라고 전했다.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