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하느님께서 허락하셨기에 이룰 수 있었음을… 남편 때문에 힘들겠다고 주위 사람들이 말할 때 나는 진짜 그런줄만 알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몸이 불편한 남편을 통해서 나를 영적으로 성장시키시며 온전히 의탁하도록 이끄심을 눈물로 회개하며 알게 되었다
나는 남편과 초등학교 동창이고 부산 문현본당 셀(Cell) 친구였다.
2년 전 남편은 뇌출혈로 쓰러져 뇌수술을 했고 수술 후 왼쪽 편마비로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나는 남편에게 “몸이 성해도 마음이 지옥인 것 보다, 몸은 조금 불편하겠지만 마음이 평화로우면 그게 천국 아니겠냐”며 “주님께서 뜻이 있어 눕히셨고 주님께서 반드시 일으켜 세워주실 것이니 아무 걱정 하지 말고 우리 모든 것을 의탁하고 봉헌하자”며 두 손을 잡았다. 나는 정말 감사했다. 돈 번다고 미사 참례도 잘하지 않던 남편이었기에 이 시련으로 하느님의 아들로 우뚝 서기를 바랐다. 분명 설 수 있음을 확신했기에 “남편 요한 세례자를 살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하는 기도 외에는 생각나지 않았다. 남편은 재활치료를 열심히 했고 본인 중심에서 하느님 중심으로 모든 것을 생각하고 묵상하는 시간으로 하루를 보냈다. 그렇게 지내는 남편을 보면서 ‘과연 나도 이런 상황에서 남편처럼 모든 것을 주님에게 의탁하고 불편한 내 몸을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하고 묵상하게 되었다. 그렇게 재활치료를 하고 여러 곳의 병원을 옮겨야 하는 상황에서 남편은 차츰 단단해지기도 하고 홀로서기를 시도해 보기도 했다. 우리 부부는 만나기만 하면 하느님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고 이야기를 나눌 때는 하나도 허투루 지나칠 것이 없는 귀한 시간들이었다. 이렇게 처음 겪게 되는 시련 속에서 우리에게는 하느님이 유일한 희망이었고 삶의 끈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인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몸과 마음이 극도로 예민해 진 남편을 볼 때면 남편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이성애(소화데레사·꾸르실료 한국 협의회 부회장),2008년부터 부산교구 꾸르실료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