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5주일 제1독서(사도 6,1-7) 제2독서(1베드 2,4-9) 복음(요한 14,1-12) 그리스도는 ‘선택된 값진 머릿돌’ 하느님 백성으로 값진 돌이 되려면 빛의 자녀답게 사랑의 삶 살아야 예수는 하느님과 친교 이루는 길로 인간 존재의 참된 삶의 길과 진리 안에 있는 생명의 길을 계시
오늘은 부활 제5주일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 14,6).” 그리스도께서 사랑의 친교를 이루는 참된 삶의 길임을 계시하십니다. 삶의 궁극 목적인 ‘행복으로 가는 길’이기에 마음에 간직합니다. 이 말씀에 머물다 보니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하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고별인사가 생각납니다.
젊은 시절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고 공감한 한 정신과 의사가 쓴 「아직도 가야 할 길」은 “삶은 고해다”로 시작됩니다. 영적 성장의 길은 평생 걸리는 머나먼 배움의 길인가 봅니다. 주님의 길을 따라가면 행복할 텐데 우리의 마음은 산란합니다. 삶은 힘들고 어깨의 짐은 무겁습니다. 인생은 ‘고해(苦海)’이기 때문일까요? 오늘의 제1독서의 말씀은 초기 예루살렘 공동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가난한 과부들이 매일 배급을 받을 때 홀대를 받았기에 그리스어를 쓰는 유다인들이 히브리어를 쓰는 유다인들에게 불평합니다. 공동체 생활에서 분배에 인간적 약점이 드러난 모습입니다. 열두 사도들은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일곱 봉사자(부제)를 뽑아 안수하여 사랑의 봉사직무를 맡기고,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충실하니 교회는 더욱 성장합니다. 오늘의 제2독서 말씀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새 예루살렘 성전의 “살아 있는 돌”이심을 밝히십니다. 주님께서 “시온에 놓으신 돌, 품질이 입증된 돌, 튼튼한 기초로 쓰일 모퉁이의 값진 머릿돌(이사 28,16)”이십니다. 세례로 주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교회(‘영적 집’)에서 보편사제직을 수행하는 “살아 있는 돌”로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바칩니다(1베드 2,5). 주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는 우리에게 이 돌은 “차여 넘어지게 하는 돌과 걸려 비틀거리게 하는 바위”(1베드 2,7; 이사 8,14)가 아닙니다.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가 교회 건설에 쓰임새 있는 값진 돌이 되고,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바치려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빛의 자녀’답게 사랑의 삶을 사는 ‘디딤돌’이 되는 길이 아니겠습니까? 요한복음이 전하는 오늘 복음은 예수님 고별담화(요한 14-17장)의 시작입니다. 성경에는 야곱, 모세, 바오로 사도 같은 주요 인물들이 마지막 떠날 때 후손에게 들려주는 여러 이야기(창세 49장, 신명 31-33장, 사도 20장)가 있습니다. 마지막 떠나시는 예수님께서 하느님과 영원한 친교를 이루는 길임을 보여주십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인간 존재의 ‘참된 삶의 길’, 진리 안에 있는 생명의 길을 계시하신 말씀입니다. 마지막 만찬 때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예수님께서 유다의 배신과 으뜸 제자인 베드로의 세 번 부인을 예고하십니다. 제자들의 마음이 산란함을 아시고 마음의 평화를 위하여 하느님과 그리스도를 믿고 또 믿으라고 당부하십니다.김창선(요한 세례자) 가톨릭영성독서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