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덕 신부(인천교구 부평4동본당 주임)는 부평4동성당 안에 설치된 성미술 작품들이 지난 6월 10일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에 의해 ‘2020년 인천교구 성미술-교회문화유산’ 제1호로 지정된 것에 대해 “가톨릭 신앙 유산을 담은 성미술 작품들을 온전하게 보존하고 후세에 영구적으로 전달하라는 취지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1961년 설정된 인천교구는 내년 교구 설정 60주년 사업의 하나로 교구 내 본당에 설치된 성미술 작품들을 심사해 교구 차원에서 ‘성미술-교회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보존하는 사업을 시작하며 부평4동성당 내에 설치된 가톨릭 원로 작가 조광호 신부(인천교구) 작품들을 ‘제1호’로 선정했다. 6월 14일 새 성당 봉헌식을 가진 부평4동본당으로서는 겹경사를 맞이한 것이다.
정병덕 신부는 “성미술 작가로 평생을 사신 조광호 신부님이 부평4동성당 성미술 작품 제작에 당신의 모든 역량과 경륜을 집약하고 응축했다”며 “조 신부님과는 새 성당 설계 단계부터 4년 가까이 성당 각 부분에 설치할 성미술 작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당을 다 지은 후에 성미술을 설치하는 것과는 달리 성당 설계부터 성미술 설치를 고려했기 때문에 성당 전체 구조와 성미술 작품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성미술 작품 안에서 가톨릭 신앙의 정수와 은총을 발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성당 입구 위에 자리한 성체조배실 유리화를 통해 들어오는 신비스런 자연광은 침묵과 묵상, 하느님과의 만남을 연상시키며 그 기운이 성당에 들어서는 모든 이에게 은은한 향기처럼 퍼진다. 대성전 문 양면에 표현된 290여 개의 이콘은 거룩한 공간과 세속을 구분하는 거대한 경계다. 정 신부는 대성전 문 이콘에 대해 “이콘 안에는 세례성사를 포함한 7성사, 오병이어의 기적, 성경의 다양한 상징들이 모두 다 들어 있고 올리브와 녹색(그린)이 주조를 이루는 전체적 색상은 신자들로 하여금 차분한 마음으로 주님을 찬미하도록 이끈다”고 소개했다. 또한 “성당 내부 십자가의 길 14처는 신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낮게 걸려 있어 보다 가까이 예수님을 체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요즘 지어진 성당에서는 보기 힘든 세례대도 눈길을 끈다. 역시 조 신부 작품인 세례대는 차고 넘치게 흐르는 세례의 은총을 표현했다.
정 신부는 부평4동성당 성미술 작품들이 신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신자들이 성미술 작품들을 보면서 세상에서 겪은 아픔을 치유하고 하느님의 은총을 명상할 수 있도록 필요한 곳에 필요한 성미술 작품을 섬세하게 배치했다”고 말했다. 또한 “부평4동성당을 새로 지어 봉헌하면서 제1대 성당(1964년 봉헌)과 제2대 성당(1981년 봉헌)의 역사와 전통이 성미술 작품들과도 연결되도록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정 신부는 부평4동성당 성미술 작품들이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는 점도 강조했다. “새로 지은 성당에는 담이 없습니다. 인천 도심인 부평 지역에서 오아시스가 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신자들뿐 아니라 비신자 주민들도 부평4동성당에서 위로와 쉼을 얻기를 바라고, 지역 예술가들에게는 문화, 예술의 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