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이 힘 합쳐 완성하는 건강한 농사를 위해 도시농부학교 1년 수료 후 텃밭 농사 비료·농약없이 자연 순환 원리에 의지 풀 무성하게 자라며 땅 덮어 퇴비 역할 텃밭, 지역사회 생태적 거점 되길 기대
“우리는 생태계가 이산화탄소의 분해, 물의 정화, 질병과 전염병의 통제, 토양의 형성, 배설물의 분해, 그리고 우리가 간과하거나 모르는 많은 다른 작용을 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를 깨닫게 되면 우리의 역량과 존재에 앞서는 실재를 토대로 살고 활동한다는 것을 새롭게 인식하게 됩니다.”(「찬미받으소서」 140항)
생태적 회개를 촉구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자연의 위대함을 설명하고, 그 안에서 인간과 자연이 유기적으로 공존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다. 농민 주일을 맞아 교황의 가르침과 지구의 신음에 응답하고 있는 의정부교구 환경농촌사목위원회(위원장 김규봉 신부) 소속 경기북부 도시농부학교 파주 박달산 텃밭을 찾았다. ■ 자연농법을 위한 다섯 약속 ‘땅갈이를 하지 않고,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제초와 비닐 덮개를 하지 않습니다.’ 박달산 텃밭 입구 안내판에 적혀 있는 자연농법을 위한 다섯 가지 약속이다. 농사를 짓는데 땅을 갈지 않고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제초도 안 하고 비닐 덮개도 씌우지 않는다. 이런 방식으로 작물 재배가 가능할까? 실제로 박달산 텃밭에는 잡초를 뽑지 않아 작물 주변에 무성한 풀이 쓰러져 있다. 자연농법에서는 잡초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잡초는 없어져야 한다는 뜻을 지니지만 자연농법에서 보면 풀은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다. 다만 풀을 먹을 수는 없기 때문에 작물의 광합성을 방해한다면 뽑지 않고 꺾어 준다. 풀을 뽑지 않으면 풀은 땅을 덮어 수분 증발을 막아주고 퇴비 역할을 하며 미생물의 번식을 도와 토양을 살린다. 또 곤충들이 풀을 먹으면서 농작물이 입는 피해도 적다. 따라서 자연농법에서는 제초와 비닐 덮개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 비료를 사용하면 질소질을 과다하게 공급해 토양을 약하게 한다. 자연스레 병충해에 취약해지고 독극물인 농약을 사용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연속된다. 자연농법은 이 모든 과정을 끊고 자연 순환 원리에 내맡긴다. 시간이 지나면서 풀은 무성하게 자라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사는 숲 생태계와 비슷한 모습이 된다. 박달산 텃밭의 자연농법은 바로 이러한 숲 생태계에서 동기를 얻은 것이다.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