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추린 사회교리」 577항 우리에게 오실 아기 예수님 통해 빛을 볼 수 있기를 성찰은 삶의 근본 바탕이며 성장 위해 끊임없이 요구되는 것 복음의 빛 속에서 자신 돌아보며 개인과 사회의 삶 변화시켜야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주세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 중) ■ 재난 속에서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1995년)는 백색 바이러스로 인해 도시 사람들이 모두 시각 장애인이 돼 벌어지는 재난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리얼리티 수작인 소설의 느낌은 꽤나 참담합니다. 감염사태의 무서운 확산으로 도시는 금세 무법과 혼돈, 통제 불능에 빠집니다. 사람들은 실명이라는 죽음과도 같은 상황을 겪습니다. 그들이 끌려간 수용소는 극한의 상황을 연출하며 선과 악, 인간본성이 과연 무엇인지를 되묻게 합니다. 물론 그 안에 다양한 인간군상이 존재합니다. 짐승만도 못한 사람, 희망을 잃은 가련한 이도 있지만, 믿음을 찾은 이, 다른 사람을 도와 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인물은 주인공의 아내입니다. 그녀는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인데 남편을 위해 수용소로 같이 들어간 것입니다. 폭력과 고통 속에서 그녀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합니다. 숱한 어려움을 헤치고 사람들이 서로 돕고 의지하는 가운데 상황을 극복합니다. 타인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함께 배려해야 함을 깨달을 때 드디어 다시 눈을 뜨게 됩니다. 비로소 눈먼 자들이라는 혼란의 도시에서 협력과 연대가 가능한 공동체가 된 것이죠.이주형 신부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