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사랑해” 다시 그 말 나눌 수 있기를… 귀화한 베트남 출신 아내 남편 농사일 도와주다 ‘쯔쯔가무시병’에 걸려 전신마비돼 긴급 입원 치료·간병에 수천만 원 어린 자녀 걱정에 눈물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준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병원에서 아내 얼굴을 보니 저절로 ‘사랑한다’는 말이 나오더라구요. 제 말을 들었는지 입술로 뭔가 말하려고 하던 아내가 눈물만 주륵주륵 흘렸어요.”
정용만(바오로·58·마산교구 고성본당)씨는 쯔쯔가무시병으로 전신마비 증상을 보여 두 달째 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는 베트남 출신 아내 백재경(36)씨를 면회했을 때를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다. 경남 고성군 대가면 송계리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정씨는 태어나서부터 마을을 떠나 살아본 적 없는 순박한 ‘시골 사람’이다. 선천적으로 언어장애 등을 갖고 있지만 신앙을 통해 힘을 얻고, 농사일이나 궂은 일도 마다않고 열심히 살아왔다. 지난 2007년 지금의 아내를 베트남에서 만났고, 결혼해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이뤘다. 곧 예쁜 딸 아이도 얻었고, 한국으로 귀화한 아내는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고 정씨는 농사일에 매진하면서 넉넉지 않은 살림이지만 오순도순 가정을 꾸려 나갔다.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