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앙의 길잡이 돼준 기도서와 교리서
「천주성교공과」는 1969년 「가톨릭기도서」가 간행되기까지 한국교회의 공식기도서로 사용되던 책이다. 1837년 무렵, 조선 신자들은 한문본을 음독한 기도서를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는 오탈자가 많고 내용도 어려웠다. 이에 당시 조선대목구장었던 앵베르 주교는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기도서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모예 신부가 저술한 「천주경과」와 롱고바르디 신부가 저술한 「천주성교일과」를 참고해 조선에 맞는 기도서 번역 및 편찬 작업을 시작했다. 「천주성교공과」 1권에는 성수를 찍을 때 하는 기도, 성호경, 삼종기도, 아침·저녁·식사 전후 기도, 영광송, 미사 참례하는 차례, 성체를 공경하는 기도, 성 토마스의 성체 찬미, 고해 전후송, 영성체 전후송 등이 수록돼 있다. 2권에는 첨례하는 순서, 모든 주일과 파공 축일에 하는 기도 등이, 3권에는 성모의 모든 축일에 하는 기도 및 성인들의 축일에 하는 기도가, 4권에는 각종 기도가 수록돼 있다. 1839년 기해박해로 앵베르 주교가 순교하면서 최양업 신부, 다블뤼 주교, 베르뇌 주교 등이 보완하고 정리해 이 책은 1862년부터 목판으로 인쇄되기 시작했다.
「성교요리문답」은 한국 천주교회에서 처음으로 채택된 공식 교리서다. 세례성사, 고해성사, 성체성사, 견진성사 등 네 가지 근본 교리를 154조목으로 나눠 문답식으로 설명하고 있어 ‘사본요리’라고 한다. 1864년 베르뇌 주교에 의해 서울의 목판 인쇄소에서 단권초판이 간행됐다.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영세 문답에서는 70항에 걸쳐 신자들에게 요구되는 교회의 근본 교리를 제시하면서 천주 존재, 강생 구속, 원죄와 본죄, 수난과 부활, 영혼 불멸, 상선 벌악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당시 세례를 앞둔 신자들은 기도문과 「성교요리문답」의 교리문답을 공부했으며, 아침기도와 저녁기도를 비롯해 천주경, 성모경, 십계, 삼덕송(신덕·망덕·애덕송) 등을 암송했다고 최양업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