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적인 글뿐만 아니라,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인물인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나치 치하에서 목숨을 잃은 알프레드 델프 신부에 대한 회고에서는 교황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제정하는 것을 논의할 당시, 선택의 적절성을 평가하기 위해 신앙교리성에 의견을 요청하였고 내려진 의견도 겸손히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리고 ‘전통적 질서에 따라 의견을 구해야만 하는 공식 기관의 동의가 없다면 자신의 주장을 포기하는 위대한 겸손함’의 모습에 자주 감명받곤 했다고 밝혔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알프레드 델프 신부에 대한 기억은 그들의 삶에 경의를 표하는 한편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 사랑 방법을 배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힌다. 요셉 성인과 가족에 대한 생각을 드러낸 인터뷰 내용에서는 굳은 믿음을 지닌 한 신앙인의 일면을 볼 수 있다.
요셉 성인에 대해 교황은 “성경 속에서 직접적으로 어떤 말을 전하고 있지는 않지만, 듣고 행동하는 능력을 보여준다”며 “그래서 이러한 성인의 침묵이 우리를 학문적 지식을 뛰어넘는 지혜로 이끌고 있음을 더욱 깨닫게 됐다”고 밝힌다.
교황은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고자 죽음 이후 출판이라는 유언적 형식을 택했다. 편집자는 이번 책을 “모든 이의 기대와 희망에 항상 주의를 기울였던 아버지의 마음과 영혼의 지혜로 집필된 영적 유언에 가까운 책”이라고 했다.
교황이자 신학자로서,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느님을 향한 굳건한 믿음과 진리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한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일생이 새롭게 다가오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