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산상 대상 받은 대구 가톨릭근로자회관 관장 이관홍 신부

입력일 2023-11-28 수정일 2024-03-20 발행일 2023-12-03 제 3370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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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난민도 큰 몫을 하는 우리 이웃”

대구대교구 가톨릭근로자회관 관장 이관홍 신부(오른쪽 세 번째)와 직원·관계자들이 11월 23일 제35회 아산상 대상을 수상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구대교구 가톨릭근로자회관 제공

대구대교구 가톨릭근로자회관이 11월 23일 제35회 아산상 대상을 받았다.

지난 48년간 우리 사회 가장 소외받는 이웃을 돕고 편견과 차별 해소를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가톨릭근로자회관은 1975년 고(故) 박기홍 몬시뇰(1932~2004)에 의해 설립된 이후 처우가 열악한 노동자를 시작으로 시대 변화에 따라 외국인 이주노동자, 난민 등으로 관심과 지원을 확대해왔다. 1994년부터 이주민 무료진료소와 쉼터를 운영하고, 법률상담 등으로 그들을 지원했다. 난민 지위를 획득하지 못해 일용직 노동으로 살아가는 난민 신청자와 가족들을 위해 보육료와 생계비를 지원한다.

“이주민과 난민들은 뿌리가 없는 사람들, 삶의 뿌리가 뽑힌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은 문제도 그들에게는 크게 다가오고, 늘 긴장하고 두려움을 느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우리 사회의 마땅한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호소하는 역할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관장 이관홍(바오로) 신부는 이주민과 난민들이 우리 이웃이자 나아가 식구, 가족임을 거듭 강조했다. 아직 한국 사회에 남아 있는 편견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였다.

“저희는 이주민과 난민들을 대하며 단순히 문제를 해결해드리거나 도움을 주는 것으로 끝내지 않습니다. 그들은 함께 살아가는 식구이자 삶을 나누는 가족입니다. 이주민과 난민들은 우리 사회 안에 큰 몫을 하고 있는 이웃입니다.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피부색과 언어·문화가 다르다고, 체류자격이 없다고 편견을 갖거나 무시해서는 안 되겠지요.”

48년 동안 한결같이 가장 가난한 이들 곁에 있어 온 가톨릭근로자회관. 당장 눈앞의 과제는 무엇일까?

“의료적인 측면에서 이주민과 난민들에게는 병원 문턱이 참 높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병을 키우고 결국 심각한 상태에 이르기도 합니다. 심지어 세상을 떠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주민과 난민들도 건강권, 의료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