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영천 자천공소, ‘평균 70세’ 밴드로 활성화 도모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23-11-28 수정일 2023-11-28 발행일 2023-12-03 제 3370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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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신자도 함께하는 밴드 결성
입교로 이어지는 선교 효과
공소 노후화로 새 건물 절실
건립기금 마련에 어려움 겪어

영천 자천공소에서 11월 26일 거행된 주일미사 중 샛별밴드 이영철 단장(앞줄 맨 왼쪽)을 비롯한 단원들이 미사 전례곡 반주를 하고 있다.

자천 샛별밴드가 11월 26일 영천 자천공소에서 거행된 주일미사 중 미사 전례곡 반주를 하고 있다.

11월 26일 오전 10시 경북 영천시 화북면 자천리에 위치한 자천공소(회장 이영철 아우구스티노)에 새 신자 4명이 탄생했다. 세례식이 거행된 이날 주일미사에는 축하객 포함 100명 가까운 신자들이 공소를 가득 메운 가운데 멋진 색소폰과 드럼 연주가 미사 분위기를 한껏 북돋웠다. 평소에도 자천공소 주일미사에서 전례 반주를 맡고 있는 ‘자천 샛별밴드’는 이 지역 명물로 자리 잡으며 선교에도 한몫하고 있다. 이날 세례받은 이들도 샛별밴드를 통해 인도된 새 신자들이다.

대구대교구 영천본당(주임 이영동 치릴로 신부) 소속의 이 작은 시골공소에는 평소에도 50~60명 신자들이 주일미사에 참례한다. 농촌 본당·공소마다 신자 수가 줄어드는 위기 속에서도, 자천공소는 조금씩 신자 수를 늘리며 활성화되고 있다. 그 비결에 샛별밴드가 있다.

샛별밴드는 화북면 주민들로 구성된 순수한 동호인 밴드다. 평균 나이 70세, 대부분 농민으로 구성된 단원들은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5년 전, 같은 화북면에 위치한 산자연중학교에서 교장으로 사목하던 이영동 신부가 자천공소 신자들을 포함한 지역주민과의 화합을 위해 밴드 결성을 지원했다. 이 일을 계기로 샛별밴드는 자천공소를 중심으로 지역 안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새 단원도 꾸준히 모집하고 있다. 특히 밴드 활동을 통해 하느님 자녀로 거듭난 단원도 있으며, 현재 예비신자 과정 중인 단원도 있다.

자천공소는 2026년이면 설립 100주년을 맞이한다. 공소는 샛별밴드를 중심으로 꾸준히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100주년 기념성당 건립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사용하는 공소 건물은 1985년 지은 것으로, 노후화로 안전이 염려되고 매우 협소해 하루빨리 새 보금자리 마련이 절실하다. 신자 수가 더 늘어나고 성당도 갖추게 되면 본당 승격도 추진할 생각이다.

샛별밴드 단장을 맡고 있는 이영철 공소회장은 “자천공소는 일제의 탄압 속에도 19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주일 공소예절을 지키는 등 아프지만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는 공동체”라며 “본당으로 승격된 적도 있지만 일제의 박해로 다시 공소로 돌아가야 했던 안타까운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가장 힘들 때 믿음을 지켜왔던 자천공소는 앞으로도 신앙선조들 정신을 본받으며 지역 복음화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그 구심점이 될 100주년 기념성당 마련에 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후원 및 문의: 농협 351-0174-2355-13((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010-8561-2242 이영철 공소회장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