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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관산동본당, 첫 영성체날 포토테이블에 푸드트럭까지?

염지유 기자
입력일 2023-12-19 수정일 2023-12-19 발행일 2023-12-25 제 3373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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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맞춤’ 첫영성체
첫영성체 어린이는 ‘주인공’
좋은 기억이 신앙 생활 도울 것

첫영성체 날 관산동성당 입구 포토테이블 관산동본당 제공

성체를 처음 받아 모시는 첫영성체 날. 의정부교구 관산동본당(주임 나인구 스테파노 신부) 어린이들은 여느 본당 아이들처럼 예쁜 옷을 입고 케이크를 자른다. 여기에 더해 본당으로부터 특별한 첫영성체 날 추억을 선물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본당은 첫영성체 날 성당 입구에 돌잔치나 결혼식을 방불케하는 포토테이블을 꾸린다. 아이들의 성장 과정이 담긴 사진을 전시해 신자들에게 아이의 역사를 보여주려는 뜻이다. 주임 나인구 신부는 “세례 후 첫영성체를 하는 것은 교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는 의미가 있다”며 “아이가 태어나고 부모에게 신앙을 전수받으며 자라온 역사를 공동체가 사진으로 보며 함께 축하해 주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본당은 지난해부터 첫영성체 어린이들을 사진관에 데려가 십자가, 성작, 성합을 두고 기념 독사진과 가족사진도 찍어주고 있다. 이는 어린이들에게 ‘성당에 대한 좋은 기억’을 만들어주려는 어린이 사목의 하나다. 처음으로 예수님을 모시는 순간인 첫영성체 날에는 아이가 온전히 주인공이 돼야 하고, 다른 어떤 행사보다도 성대하게 치러야 한다는 취지다.

나 신부는 “제가 첫영성체를 할 때 큰 홀에서 왕관을 쓰고 파티를 했는데, 많은 성당 어른이 모여 축하해 주신 기억이 지금까지도 소중하게 남아 있다”며 “그 기억을 아이들에게 똑같이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생소해하던 부모들도 점차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지난 11월 26일 진행한 첫영성체 날에는 부모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푸드트럭도 봉헌했다. 어린이들에게 최고 인기 간식인 탕후루와 회오리감자를 나눠주며 다른 아이들도 이날을 잔치처럼 여기고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은주(베로니카·43)씨는 “신앙생활을 하며 처음 경험한 이벤트에 감동했다”며 “저희 딸도 성당에서 해주는 행사를 ‘자신만의 예식’으로 여기며 행복해하고, 학교 친구들에게도 매일 자랑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당에서 환대를 받아본 딸이 다른 친구들의 첫영성체 날에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함께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이 행사가 아이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한편 나 신부는 본당에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 공간을 마련했고 영유아미사도 계획하고 있다. 본당의 어린이 친화적 사목이 이어지며 어린 자녀를 성당에 데리고 나오는 부모도 늘었다.

나 신부는 “성당에 대한 좋은 기억은 어린이들이 예수님을 더 가깝게 생각하고 신앙을 이어가는데 큰 힘이 돼준다”며 “어린이들이 자라 청년이 되고 교회를 이끌어 나가는 어른이 되기에 그들이 좋은 기억을 품으며 예수님 사랑 안에 머물도록 교회 공동체가 함께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영성체 날 본당 마당에 세워진 푸드트럭. 의정부교구 관산동본당 제공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