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에서 자주 성경 통독이나 필사로 열심히 말씀을 접하며 신앙생활하는 신자들을 만난다. 필사를 포함해 통독을 100번 넘게 하신 분, 시각장애가 있음에도 통독 모임에 참여해 다른 이들 소리로 성경 전체 내용을 들으신 분, 부부가 함께 성경 모임 봉사자로 활동하며 밥상에서부터 말씀 얘기만 한다고 들려주신 분 등….
100번 넘게 통독했다는 어르신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명랑한 성격에 조곤조곤 이야기를 잘하셨던 그분은 “성경만 펼치면 예수님이 ‘사랑’, ‘사랑’ 하시는데 어떻게 사람들을 미워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들에게서 느껴진 공통점은 말씀이 삶 속에 스며진 어떤 내면적인 힘이었다.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맞아 불가타 성경을 남긴 예로니모 성인의 생애를 찾아보았다. ‘성경의 사람’이라고 할 만한 성인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말씀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손에서 성경이 떨어지지 않도록’, 그리고 ‘최선을 다해 자주 성경을 읽고 모든 것을 배우라’고 독려한다. 그는 성경을 하느님 말씀으로 받아들였다. 엄청난 양의 번역과 성경 본문 연구, 많은 성경 주석서 저술은 그런 성경에 대한 확신과 믿음에서 나온 것이었다는 풀이다.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제정하는 자의교서 제목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그들의 마음을 여시고 성경을 깨닫게 해 주셨던 장면을 음미하게 한다.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기념하며 다시 한번 성경을 새롭게 펼치고 그 안에 깃든 예수님 모습에 마음이 열리기를 바란다. 그 마음이 실천으로 이어지는 결실도 청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