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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꽃보다 아름다워라, 그 이름」 펴낸 한수산씨

조대형 기자
입력일 2013-09-03 수정일 2013-09-03 발행일 2013-09-08 제 2861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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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한국천주교회사 담았습니다”
한국·중국 오가며 신앙 선조 발자취 순례
감동적 다큐멘터리처럼 깊은 ‘생동감’
편하게 쉽게 읽을 수 있는 ‘교회사’ 역할
「꽃보다 아름다워라, 그 이름」을 펴낸 소설가 한수산씨.
‘압록강을 뒤로하며 생각했다. 신앙의 선조들이 건넜던 그 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교회사를 찾아가는 내 마음의 여로는 여기서 첫발을 내딛는다. 박해시대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별처럼 빛나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리라. 그리고 교회사에 우뚝우뚝 자리한 수많은 장소를 찾아가리라.’(‘압록강에서 떠나는 마음의 여로’ 중에서)

신간 「꽃보다 아름다워라, 그 이름」(한수산 지음/396쪽/1만 4000원/생활성서)은 소설가 한수산(요한 크리소스토모)씨가, 월간 「생활성서」에 2009년부터 5년 여에 걸쳐 실렸던 「한국 천주교회사 오디세이」의 글들과 크고 작은 교회사 이야기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순교자들이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에게 바쳤는가 하는 그것은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됐습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에게 교회사가 가르치는 것도 그것이었습니다. 내가 천주교 신자가 된 것은 우리 교회사를 수놓는 순교자들의 위대한 영혼들과 내가 닿아 있고 그분들과 이어져 있다는 믿음이었습니다.”

저자는 한국천주교회의 형성기에 활약했던 이벽, 이승훈, 강완숙, 황사영, 최양업, 김대건 등 103위 성인을 비롯한 순교자들의 역사적·영성적 삶에 대한 이야기와 국내외 순교 성지를 순례하며 느낀 점들을 진솔하게 나눈다. 교회사를 다루고 있지만, 결코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다.

저자는 한국과 중국 등을 오가는 대장정의 여행을 통해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를 직접 순례하고 사료들을 수집, 연구했다. 덕분에 한 편의 감동적인 다큐멘터리를 보듯 생동감 있게 와 닿는다.

“사실 한국천주교교회사를 공부하고 싶어도 발간된 책이 매우 적습니다. 그나마 있는 책도 전문가 수준의 어려운 책들이 대부분이죠. 신자이지만 교회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신앙을 아직 갖지 않은 사람을 위해 교회사를 알기 쉽게 풀어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누구보다 저자 본인이 세례를 받고 가졌던 의문을 중심으로 무엇보다 쉽게 쓰고자 했다. 우리 교회사에 대해 누군가가 속 시원히 알기 쉽게 가르쳐주면 얼마나 좋을까 했던 내용들이다.

“이 책은 반드시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책이 펴지는 대로 중간부터 읽어 나가도 좋습니다. 읽다 보면 순교성인들의 이야기가 한 폭의 모자이크처럼 짜여 아름답고 거룩한 한국천주교회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신자 소설가로서 천주교를 만나며 겪고 있는 ‘333 법칙’에 대해서도 전했다.

“천주교에 관한 글을 쓰자면 세 배는 힘이 든다는 것, 글에서 나오는 수입은 3분의 1로 적다는 것, 다른 글과는 달리 3배를 넘어서서 무한한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동안 주님을 만날 수 있었던 기쁨들을 글로 써왔습니다. 다른 글을 쓸 때는 결코 느끼지 못했던 감격을 경험할 수 있었죠.”

서울대교구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 최창화 몬시뇰은 “우리 신자들이 이 책을 통해 신앙 선조들의 열정적인 신앙생활을 본받고 순교자 현양 사업에 더 큰 관심을 갖기를 희망한다”면서 “신앙의 해를 지내면서 한국 천주교 신자로서, 특히 순교자성월에 영적 독서로 읽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