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청 스위스 근위대
교황청 안전 책임지며 교황 보호
교황청에 가면 세로 줄무늬 제복을 입고 검은 모자를 눌러쓴 이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교황청의 안전을 책임지는 스위스 근위대다. 100명 남짓으로 구성된 스위스 근위대는 교황의 경호도 담당한다.
스위스 근위대에 입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스위스 군대의 기본 군사 훈련을 마친 스위스 시민권을 가진 미혼의 독실한 남성이어야 한다. 가톨릭 신자여야 하며 19~30살 사이에 신장 174㎝가 넘어야 지원할 수 있다.
교황청과 스위스 근위대의 동맹은 16세기부터 시작됐다. 스위스 로잔교구장 줄리아노 델라 로베레 추기경은 용맹스럽고 충직한 스위스 군인들에게 깊은 호감을 갖고 식스토 4세 교황에게 스위스와 동맹관계를 맺도록 권했다. 이후 로베레 추기경이 율리오 2세 교황으로 등극하며 150명의 스위스 병사들을 데려왔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 교황의 생명을 보호하겠다고 맹세한 스위스 근위대는 실제로 목숨을 바쳐 교황을 지켜냈다. 1527년 5월 6일 신성로마제국의 카를 5세 황제가 고용한 1만 명의 독일인 및 스페인 용병들이 로마를 급습했을 때, 스위스 근위대는 목숨을 걸고 클레멘스 7세 교황을 지켰다. 이날 스위스 근위대원 147명이 전사했다. 이 전투로 신성로마제국의 군대는 800명 이상 목숨을 잃었고 살아 남은 스위스 근위대원 42명은 클레멘스 7세 교황과 추기경 13명을 안전하게 피신시켰다. 스위스 근위대는 자신들의 임무의 막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매년 5월 6일 신입 대원 서약식을 연다.
◆ 교황과 교종, 맞는 표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맞을까 ‘프란치스코 교종’이 맞을까. 주교회의 천주교용어편찬위원회가 펴낸 「천주교 용어집」(개정 증보판, 2017년 발행)에는 ‘교황’(敎皇)과 ‘교종’(敎宗) 두 단어가 모두 나온다.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교황과 교종 둘 다 ‘교회의 으뜸’을 말한다.
한국교회와 언론에서는 주로 ‘교황’이라는 칭호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 교종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13년 3월 21일 주교회의에서 봉헌한 교황 선출 기념미사에서 당시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프란치스코란 이름을 택하신 이분의 복음적인 영혼과 삶을 드러내는데 임금이나 황제를 연상시키는 교황이란 어휘가 어울리지 않다고 느껴졌기 때문에 예전 우리 한국교회에서 한때 사용하던 교종이란 칭호를 다시 사용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400여 년 전에는 로마 교황청이 유럽 대륙에서 정치적 권력이나 위상을 갖고 있어 동양인들이 황제급 정치적 지위로 받아들여 교황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쇄신 작업을 거쳐 새로운 교회관이 자리 잡았기 때문에 교황이라는 용어가 적절치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故) 정진석 추기경도 청주교구장 시절인 1983년 주교회의 회보에 “교회의 황제라는 뜻이 담긴 ‘교황’은 성서적으로나 신학적으로나 전혀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천주교 용어집」에서도 2000년 발행된 초판에는 “‘교종’은 쓰지 않는 말”이라고 했지만, 2014년 개정판을 내면서 ‘교종’이라는 용어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자문화권인 동아시아 각 나라는 각기 다른 호칭을 사용한다. 일본은 교황으로 대만과 홍콩은 교종으로 부른다. 중국의 경우에는 정부와 교회가 다른 명칭을 쓰고 있는데, 정부는 교황으로 교회는 공식명칭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부분 ‘교종’이라고 호칭한다.
한편 교황(Pope)이라는 명칭의 원어 ‘파파’(Papa)는 아버지라는 뜻의 ‘파파스’(papas)에서 유래했다. 본래 지역 교회 최고 장상(주교, 대수도원장, 총주교)을 부르던 말인데 8세기 이후부터 로마의 주교, 교황에게만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그레고리오 7세 교황(1073~1085) 때부터 교황에게만 독점적으로 부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