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서의 미사 반주가 아닌 전국을 돌아다니며 성가를 부르는 찬양사도로 활동을 시작한지 어느덧 10년이 됐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 달에 두 번씩은 주말마다 찬양하러 다녔고 평일에도 섭외가 오면 회사를 쉬기도 했습니다. TV나 라디오에 출연하는 것도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었으며 하느님께 바치는 찬양이기에 기꺼운 마음으로 활동했습니다. 신자분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성가로 전하러 갔지만 그분들과 함께 찬양하며 마음이 뭉클해지고 오히려 우리가 더 많은 힘과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돌아오곤 하였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불러주시는 곳만 찬양하러 다니다보니 매번 같은 성가만 부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진심을 다하여 찬양했지만 어느 순간 ‘너무 나태해진 건 아닌가’라는 느낌을 받던 차에, 이형진(가브리엘) 선배님께서 매달 둘째 주 토요일에 은혜의 뜰 음악피정을 정기적으로 이끌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음악피정이 궁금하여 첫째 아이를 데리고 그곳으로 갔습니다. 친분이 있던 몇 분의 찬양사도와 함께 피정을 하고 계셨는데 찬양으로 피정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 벅찬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다음 달에 초대손님으로 출연해 줄 수 있겠냐고 하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한 달 동안 찬양 준비를 했습니다. 많이 부르던 성가로 선곡했지만 그 전과는 마음가짐이 조금 달랐습니다. 피정을 오신 분들에게 저의 묵상을 나누며 그 곡을 만들던 때를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매달 은혜의 뜰 음악피정에 함께하게 됐습니다. 다음 달의 주제가 정해지면 각자 1곡씩 선곡해서 묵상을 나누고 찬양하는 형식이었는데 저는 랩으로 찬양하다 보니 기존 성가를 선곡하기에 많은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그래서 '내가 찬양할 수 있는 형식으로 새로운 성가를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 예전처럼 다시 성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1집을 발표한 이후로 성가를 만드는 것에 소홀했었지만 매달 주제가 있다 보니 묵상하기에 좋았습니다. ’평화를 주노라‘라는 주제에는 세상의 것과는 또 다른 평화를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성가정을 묵상하며 <아이와 함께 바치는 기도>라는 성가를 만들어 첫째 아이 제리아(안나)와 함께 찬양하였고, <Shema>라는 주제일 때는 신명기와 민수기의 성경 본문을 최대한 그대로 가져와 랩으로 만들어 찬양했습니다. 묵상을 길게 하고 만들다 보니 가사 하나하나에 신중하게 되고 내가 쓴 가사대로 계속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다시금 하게 됐습니다. 점점 더 찬양에 마음을 다하게 되는 제가 느껴졌습니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글 _ 제치원 암브로시오(찬양사도)